여기 눈팅만 하다가 글을 써보네요.
고수분들이 많아서 제가 감히 써도 될지 모르겠지만 그냥 골린이 성장 과정이라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립쥐는법도 모르고 스코어도 모르고 우연히 직장동료들과 스크린 따라갔다가 빠진 골프가 뒤늦게 넘버원 취미가 될줄이야 상상도 못했네요.
처음엔 당연히 슬라이스~
동반자들도 지금생각해보니 제일잘치는사람이 100타 정도였는데 그것도 부러웠고 드라이버 200미터 날리는거보고 그렇게 부러웠는데...
어느순간 채가 사고싶어서 스펙도 모르고 중고로 미쉐린 타이어 하나값도 안되는걸 사서 지금까지 애지중지 하고있네요ㅋㅋ
공을 똑바로, 또는 왼쪽 드로우로 보내고 싶었습니다.
유투브를 어느순간 골프채널만 봅니다.
슬라이스 강의는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동영상 다 봤네요ㅋㅋㅋ
진부한건 안봅니다. 재미도 없고...(이게 가장후회되네요)
어드레스, 백스윙, 체중이동, 하체쓰임 등등 잘가르치는 프로님들 보면서 알아듣지도 못하겠고 패쓰 합니다.
그러다가 조회수 많고 재밋게 잘가르치는 프로들을 보고나서 중독이됩니다.
이거하면 슬라이스 해결, 드라이버 한방에 해결법, 이동작하나면 백돌이 탈출, 어떤 기구를 써서 슬라이스 잡는법 등등
어그로성 제목들이 나를 부르고, 댓글들도 효과좋다고 난리납니다. "역시 누구 프로님, 제 슬라이스 고친건 이게답이네요" 등등
슬라이스는 채가 열려서나고 엎어쳐서 난다.
로테이션이란 단어를 처음 보네요.
해결책은!! 다리를 고정! 시선은 대각선으로, 몸안에서 채를 던지며 뿌려서 로테이션, 릴리즈해라. 그래야지 채가 닫힌다, 골프채는 팔이 잡고있는건데 아마추어는 릴리즈가 안되니 몸을 회전하면 엎어친다. 그러니 등지고 던져너 스윙해라! 등등
연습해봅니다... 진짜 슬라이스가 안나네요.
역시 괜히 유투브 스타 프로가 아니네요.
자주 스크린가는 동반자들 몰래 연습장가서 연습합니다.
팔힘으로 릴리즈해서 치니 공이 기가막힘니다.
"갑자기 늘었네, 공이 슬라이스 안나네, 드로우구질이 됬구나, 넌 타고났다 등등"
골프가 너무너무x100 재밋습니다.
스크린이 매일가고싶고 치다보니 130타에서 100타로 내려오고 멀리건잘써서 백돌이 탈출을 스크린 몇번만에 해냈네요...
나는 이제 90타 후반치는 사람이 됬네요.
인도어 연습장을가니까 레슨받는 초보들이 체중이동 몸통스윙을 정석으로 배워서 치는걸 봅니다.
흠... 나보다 못치네. 죄다 슬라이스군ㅋㅋ
레슨프로들이 빨리 칠수있는 기술을 일부러 안가르켜주나?
난 역시 유투브보고 독학했고 운동신경이 있으니까^^
그리고 어느순간 꿈에그리던 필드를 처음 나갑니다...
100타 그거 우습게 보이네요.
스크린 라베 93타정도 쳐봤으니 90후반때 칠것같고 너무 설레이네요.
그리고 필드에서 진정한 와이파이가 뭔지, 실전은 다른세상이구나 느끼며 정신없이 공만치다가 옵니다.
결과는 130타 (이것도 많이 봐준 스코어)
좌절하지 않고 또 스크린 갑니다...
드로우가 훅으로 변하네요. 릴리스 타이밍이 안맞네요.
갈수록 훅이 심해집니다.
예전엔 스크린 티샷때 왼쪽으로 화면 돌려서 쳤는데 지금은 오른쪽 오비구역에서 쳐도 왼쪽으로 나가서 죽네요.
내 구질은 점점 유턴하기 직전으로 변합니다
훅이 터지고나서 훅교정 유부브만 봅니다.
내가하는 등지고 릴리즈는 프로들이 잘 하던데, 아마추에 출연해서 시키니까 잘가던데.
채를 열고 위크그립 이빠이 잡고 쳐보고, 드라이버 공위치를 점점 오른쪽으로 두고 미친듯한 인아웃으로 감아보니까 그나마 낫네.
이제 이렇게 한달을 쳐보니 거리가 안나가고 매번 훅터질까봐 식은땀나고 골프가 스트레스로 변하네요.
아.... 이건 문제가 있다.. 심각하다 진짜....
인도어가니까 몇달전 똑딱이 레슨받던 나보다 작은체구 어르신이 일자로 부드럽게 잘날리네...
내가 팔힘이 부족한가?
아무리 지금 운동안하고 배나온 아저씨지만 체격도 좋고 나름 학창시절 유도부 출신에 근력운동도 오래했고, 최소 격기종목을 10년 가까이 하며 힘쎄다 소리 들으며 살았는데 뭐가 문제지?
미친듯한 고뇌와 스트레스를 받으며 인도어를 가서 또 이것저것 유투브 배운걸로 공을 후두려패봅니다.
이건 야구인지 검도인지 골프인지... 혼자 씩씩거리네요.
근데 처음 뵙는 앞타석 어떤 어르신이 말씀하시네요.
"젊은이 팔로 그렇게 치면 안되~ 몸을 써야지"
잉? 훈수질 하시려하나...
근데 뭔가 훈수를 들어나보고싶다...
"선생님 제 드라이버가 옛날껀데 제껄로 한번 쳐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채가 오래되서요, 바꿔야하나 고민입니다."
"이거 (타이틀리스트 913d2 55그람s) 깨질때까지 써도되 채는 죄가없어~ 젊은양반 스윙이 문제여~"
반신반의 하는 와중에 어르신이 내드라이버를 쳐보는데 세상에... 나병관 프로님 빙의한줄...
빨래줄샷을 저리 부드럽게 힘안들이고 3개를 친다고?
인도어 그물에 제블린 미사일마냥 꽂히네....
순간 입이 안다물어지네요...
"젊은 양반 내껄로 쳐볼래?(핑 G410)"
부끄럽지만, 핑이 좋다고 하던데 궁금하기도 해서 용기를내 시타해보니 개훅나고 개슬라이스에 아주 난리도아님... 채는 죄가없음...
뭔가 머리를 맞은느낌으로 집에가서 생각에 빠짐.
'그 어르신 전화번호라도 물어볼껄... 배우고싶다, 이제는 안되겠다, 내스윙을 바꿔야겠다'
그러다가 유투브를 보다가 바디턴에 한맺힌 어느 채널을 우연히 보게되네요...
이사람 사짜인가? 팔안쓴다고 하고 어찌 저리치지?
하지만 점점 빠져들고 내 문제점이 팔로만 치는거라 생각이 들고...
어느순간 모든걸 내려놓고 스크린 안다니고 인도어에서 똑딱이부터 해봅니다.
지겹고 안맞고 힘들고...
바디스윙이고 나발이고 추운날 콧흘려가며 하체로 지면반력 이용해서 치는걸 연습하니 눈물이납니다...
역시 공이 안맞네요. 계속 팔로 치고싶었지만 참아봅니다.
"시x 내가 뭐하는 짓인가. 이 노력으로 공부를 할껄..."
그래도 이악물고 해봅니다.
손에 굳은살도 뜯겨가며 올바르던 말던 이제 바디스윙해서 안되면 진짜 골프채 팔아버리고 접자... 미련없다...
악 2개월이상 시간날때마다 연습장가서 연습을 해보고
어느순간 스크린을 가봅니다...
잉... 잘맞기 시작하네....?
오랜만에 동반자들과 게임을 해봅니다.
거리를 떠나서 방향성이 좋아졌네요.
18홀 가서야 멀리건이 1,2개 남은걸 알아챘네요.
아이언은 최소 7번 140이상, 5번 160~170미터 이상.
드라이버가 이제 200미터를 가뿐히 넘기네요.
평균 220~230정도 보고있고, 평지기준 잘맞으면 240~50도 무리없이 가네요.
내리막타서 278.7미터도 보내고, 볼스피드 70도 찍어보고 나니 그간 노력이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스크린에서 싱글이란걸 해보았네요.
티샷이 두번죽었는데 한번은 도그렉에서 스트레이트 막창나서 죽었습니다. 기분이좋고 멀리건을 하나 남기고 라베를 달성해보네요^^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필드도 오래만에 와봅니다.
생에 두번째 필드에서 94타를 쳤네요....
동반자들이 칭찬을 아끼지않고 필드 첫 버디도 해봅니다.
하지만 연습안하던 숏게임과 퍼팅의 중요성을 이제야 깨닫네요..ㅠ
이제 만족하지 않고 정진해서 겸손하게 홀로 골프 무사수행중입니다.
여기계신 고수분들은 얼마나 그간 노력이 있었는지 상상이 안갑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즐겁고 매너있고 부상없는 골프 즐기길 바라겠습니다^^
(결론)
1.앵간하면 레슨을 받자
2.독학할꺼면 당장 빠른길로 가는거보다 기초부터 해보자
3.어그로끄는 채널은 거르고 재미없어도, 기초부터 탄탄히 알려주는 채널을보고 기초른 닦자
4.골프에서 내가 얼마나 미천한지 인정하고 취미로 즐기자
5.세상에 고수는 너무 많다, 겸손해지자
6.스윙이 어느정도 일정하면 골프채 영향이 크지만, 대부분 상황에서는 골프채는 죄가 없고 내몸이 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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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 두번째에 깨백이라니요.. 충분히 운동신경 좋고 대단하시네요
독학 2년차 된 저는 스크린 싱글 필드 백돌이 인걸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