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이나 흐릿한 외형을 가리킬 때 흔히 실루엣이라는 말을 씁니다. 실루엣은 원래 프랑스말인데, 이 표현을 영어, 독일어 , 스페인어 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에서도 쓰니 세계적인 단어가 아닐 수 없지요..
실루엣 silhouette 은 루이 15세때 프랑스의 재무장관이었던 에티엔느 드 실루에뜨 Etienne de Silhouette 라는 사람의 이름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유래는 단순하게 이름을 그대로 쓰는데 반해, 실루엣이 어떻게 오늚날의 의미로 쓰이게 되었는지는 몇 가지 설이 분분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실루엣은, 재무장관 실루엣이 극단적인 절약을 부르짖어 초상화도 검은색만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한 데서 유래했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나온 어느 출판물에 의하면, 프랑스의 실루엣 장관이 만년에 흑색 반면상을 그렸는데, 그것이 실루엣이라는 이름으로 유행해서 유래했다는 설과, 실루엣 장관이 종이로 오려 만든 측면 초상이 유행해 실루엣이라는 단어가 보편적으로 퍼졌다는 설을 소개합니다. 두 사례 모두 윤곽이나 그림자 등에 어울리는 에피소드인 건 분명합니다.
저는 지금 앙드레 모루아의 <프랑스사>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요. 이 책에서도 실루엣의 유래에관해 설명이 있습니다. 실루엣 장관이 너무 심한 과세를 주장하다가 4개월 만에 실각했기 때문에, 윤곽만 남았다는 의미로 실루엣이라는 단어가 생겼다는 주장이지요. 앙드레 모루아는 프랑스 사람이라서 더 신뢰가 가는데요. 앙드레 모루아의 주장과 같은 내용을 메리엄 웹스터 영영사전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실루엣 장관의 짧은 재임 기관이 어원이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만약 모루아의 주장이 맞는 것이라면, 국어대사전의 주장은 수정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긱이 듭니다. 그런데 그러기 전에 표준국어대사전의 실루엣 유래 부분은 아디에서 출처한 것일까요? 일본책에서 베낀 것은 아닐까 하는 불길한 추측도 들지만 현재로선 틀린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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