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여킬로에 업어와서 7개월째...
10월부터 오토바이 타는 일을 해서 현재 23000 km 가 넘었네요.
pcx 에 마블튠 브라켓을 달고 위에 쿠케이스 50리터 탑박스를 얹고 다닙니다. 며칠 전부터 브라켓 납땜이 떨어졌는지 주행시 철판 부딪히는 소리가 났습니다. 해를 등지고 다닐때면 도로상태에 따라 탑박스가 위아래로 휘청휘청하는 걸 그림자를 통해 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 5시쯤되어서 아현고가밑을 지나 마포대교 방면으로 가던 도중 아현초등학교 앞을 지나는데 뒤에서 뭔가 소리가 났습니다.
사이드 미러를 보니 뭔가 익숙한 것이 굴러다닙니다. 급히 세우고 주우러 달려 나갔습니다.
뒤에 오던 바이크 운전자가 굴러다님을 멈춘 불과 몇초전까지만 해도 제 pcx 에 달려 있던 쿠케이스 50리터 뒤에 정지를 해 있었습니다.
아마도 바로 뒤에 붙어서 달린게 아니라 뒤의 차들을 위해서 일부러 멈춘 듯 같았습니다.
죄송하다는 말과 감사인사를 하고 탑박스를 챙겨서 바이크로 돌아 온 뒤에 잠시 숨을 골랐습니다.
'바로 뒤에 차량들이 달려 왔으면 어땠을까.... 마포 대교 달리던 도중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니 등에서 식은땀이 줄줄 납니다.
정말 다행이죠. 운이 좋았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맞은 편에 대림오토바이 간판이 보입니다. 들고 횡단보도를 건넙니다. 예전엔 미처 몰랐는데 탑박스 자체 무게도 50리터 정도 되니 꽤 무겁습니다.
문 열고 몰어 봅니다.
' 안냐세요~ 혹시 용접도 해주시나요?'
'가는(가늘다) 건 안 합니다. 여차하면 떨어질 수 있거든요~'
문 닫고 나와 같은 일하는 형한테 전화를 합니다.
'아~ 마침 근처에 아는 센터 있어 전화해 둘께. 가서 말해봐~'
알고 보니 아까 문열고 '안냐세요~' 한 센터입니다.
5분 정도 밖에서 삐대다 다시 문엽니다.
'들어와요~ 들어와~'
탑박스 받침과 브라켓을 분리해보니 철판에 금도 가고 군데군데 깨져서 브라켓 자체가 휘어 있습니다.
'아이고~ 쇠가 이게 단단한 쇤데 이게 부러졌네에~ 원래 이런 건 아는 사람 아니면 안해 줘요~ 잘못하다 떨어지면 욕만 먹거드은~'
라고 말하시며 용접봉과 아이언마스크 준비하십니다.
망치로 탕탕 두들겨서 일단 펴고 용접 들어갑니다.
'이거 귀퉁이 4곳만 붙여 놨구먼 가운데는 안 했네'
아마도 이걸 말씀하시는 듯합니다.
꽤 시간을 들여서 꼼꼼히 해 주시더군요.
공임 만원 드리고 갈 길을 갑니다.
공덕오거리에서 신호가 바뀌어 섭니다. 선 뒤에는 반사적으로 사이드 미러를 한 번씩 흘겨주는데 ..
뭔가 급격히 다가오더니 '쿵' 합니다. 급 브레이크를 밟았나 봅니다.
앞으로 살짝 튕귀더군요. 오른쪽으로 바이크 넘어지고 저도 넘어집니다.
오른쪽 무릎과 골반에 충격이 느껴지고 알알~했습니다.
바이크 상태는 오른쪽 카울 흠이 깊게 생기고 합이 여러군데 비틀려 있습니다. 뒤쪽 휀다(부끄럽지만 공식명칭을 모르겠습니다.) 떨어져 나가고 번호판도 떨어져 나가고 번호판 등은 뒷 타이어 바로 위에서 달랑달랑 거립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교통통제하는 경찰 바로 앞에서 '사고'가 났습니다.
'거 일어나시고 한 쪽으로 빼세요.'
한쪽으로 빼니 몸이 긴장을 했는지.. 오른쪽이 바르르 떨립니다.
면허증 걷더니 무전기로 쏼라쏼라합니다.
교통경찰... 주민번호, 차량번호, 전화번호 메모합니다.
'오도바이는 됐고 차량운전자! 보험 부르세요. 어디가지 말고 거기서 기다리세요.'
차량운전자는 아버지 뻘은 아니지만 삼촌뻘 정도 되어 보입니다..
미안하다고 괜찮냐고 물어봅니다. 그리고는 평택에서 부터 운전해 왔다느니 애오개 역서 공덕오거리까지 20 분이 걸렸다느니 이야기를 합니다. 나중에는 무릎이 안 좋아서 파스를 붙였네 하며 종아리를 걷어 파스도 보여줍니다.
오른쪽 몸떨림이 계속됩니다. 그제서야 몸 상태를 점검해 보았습니다. 옷은 멀쩡하고 걷어보니 까진 곳도 없습니다. 일단 피가 안납니다.
정말 다행이죠. 운이 좋았나봅니다.
보험이 왔습니다. 형식적으로 묻습니다.
'몸은 괜찮으세요?'
'지금 몸이 놀라서.... 내일 아침에 병원 가 볼려....'
'아. 예'
하고 차량 삼촌뻘하고 이야기를 하고 나서 옵니다.
'3차선에서 사고 나신거죠?' 라는 말에
그런가? 싶어 도로쪽으로 시선을 돌리는데 언제 와 있었는지 예의 그 '교통통제 하던 경찰'이 답해줍니다.
'3차선이요. 3차선.'
바이크 상태 사진찍고 명함에 접수번호 적어주고 건네줍니다.
'접수번호 가지고 병원에 접수... 센터에 수리접수.... 심야심야~~~'
차량 삼촌뻘이 와서 말합니다.
'몸은 괜찮아 보이는데 굳이 병원에 갈 필요가.....'
보험이 말합니다.
'일단 대인접수는 무조건 해야 대거든요.'
'아. 그려요~. 그러면은 새해에 액땜했다 생각하고.... 사람 몸이 중요하니께니.. 내일 병원... 심야심야~~'
하더니 보험과 쿨하게 부릉~ 하고 떠납니다.
떨어져 나간 번호판과 뒤쪽 휀다를 탑박스에 넣고 달랑거리는 번호판 조명등을 망으로 쫌메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글을 쓰는 도중 오른쪽 어께가 꽤 뻐근해져 오는 군요.
일단 자고 나서 내일 아침에 병원에 가봐야 겠습니다.
정말 피곤하네요.
그나마 다행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오늘은 경황이 없었으니 내일 저녁은 설렁탕으로 정했습니다.
바포 여러분들도 안전하게 바이크생활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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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면 욱신욱신 할 거 같은 느낌이네요
아침에 얼른 병원 다녀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