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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스 로인사드 감독이 연출한 <9명의 번역가>는 베스트셀러의 번역을 위해 비밀리에 모인 9명의 번역가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연이은 화제의 베스트셀러 '디덜러스' 3번째 책이 완결되고 9개의 언어로 번역을 하기 위해 9명이 각자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한 밀실로 모입니다. 철저한 보안 속에서 번역 작업을 하기 위해 책의 편집장 에릭은 이들을 두 달 동안 잡아놓습니다. 책도 하루에 딱 10페이지씩만 줍니다.
하지만 다음 날 인터넷에 10페이지 분량의 내용이 공개됩니다. 그리고 에릭에게 문자메시지가 한 통 옵니다. 돈을 입금하지 않으면 다음 날 100페이지를 공개하겠다고. 에릭은 분명 번역가 중 한 명이 범인이라고 생각하고 9명의 번역가를 취조합니다. 심지어 옷을 싹 벗기고 전자 장비 등 외부에 노출할 수 있는 기기가 있는지 확인까지 합니다.
영화 초중반까지 에릭의 취조가 진행됩니다. 그리고 영화는 감옥에 갇혀 있는 에릭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에릭이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는데 상대방의 모습은 등장하지 않죠. 아마도 이 사건을 일으킨 주동자인거 같습니다. 물론 영화 후반부에 그의 모습은 등장합니다.
영화는 러닝타임이 조금씩 지나감에 따라 범인과 공범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관객들은 '이름값'이라는 허울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수백 년의 역사 속에서 이런 일들은 너무나 많이 있어왔습니다. 이 작품은 이를 주요 모티브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메인 플롯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이야기는 꽤나 흥미롭습니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의 느낌이 들고 영화 속에서도 '오리엔트 특급살인'이 언급됩니다.
하지만 번역가들의 캐릭터들의 매력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각자의 캐릭터 설계는 좋았지만 서로가 얽히면서 발생하는 시너지가 조금 부족했습니다. 또한 갇혀있는 공간이라는 설정에서 좀 더 스릴러적인 요소가 있을 법 했는데 그 점도 조금 부족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언급한 그 모티브는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그 모티브의 주인공의 캐릭터는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상황에 놓인 누구라도 아마 혼란스러울 것이고 이를 연기한 배우도 그런 상황을 잘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들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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