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독립영화라 생각하면 가슴아픈 진실과 대면하거나 혹은 사회적문제에 초점을 맞춘 영화가 주를 이뤘었다. 내가 보지는 못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껏 내가 접한 영화들은 그래왔으니까... 하지만 정말 유쾌하고 따뜻한 이야기와 독립영화의 편견까지 깨버린 한 편의 영화를 만났다. 이름부터 예쁜 영화 <미스진은 예쁘다>이다.
영화 <미스진은 예쁘다>는 부산동래역 건널목 지킴이 수동앞에 어느날 '이상한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노숙인이라 불리우는 '미스진'과 거기에 알코올 중독자 '동진', 꽃돼지까지 가세하면서 그의 일상에는 약간의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노숙자가 등장하면 흔히 생각하는 다소 우울하거나 어두운 이야기를 영화는 밝고 희망찬 이야기로 탈바꿈 시킨다. 감독은 다소 판타지스러울 수도 있다고 했지만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이 아닌 사람냄새나는 이야기와 그 속에 따뜻함 정을 주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행복함을 가득 만들어 관객들에게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마치 우리가 스크린을 보는내내 흐뭇한 미소를 짓는 모습처럼 영화는 '행복' 그 자체이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미스진'의 등장은 귀찮음이 아닌 또 하나의 선물인 셈이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어우러지고 각자의 행복을 찾아 살아간다. 현대 사회속에 이것저것 조건을 따지며 누군가를 사귀는 것이 아니라 함께 밥숟갈을 섞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이름모를 누군가도 받아들일 수 있는 포옹력을 영화는 보여준다.
영화는 그들이 왜 노숙인이 됐는지 알코올 중독자가 되었는지 묻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사이에 과거는 무슨 소용인가? 현재가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걸 오히려 관객에게 되 묻는다. <미스진은 예쁘다>는 그들이 앞으로 그려나갈 희망찬 미래, 그리고 행복한 일상들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배우들의 연기는 물론 캐릭터들의 진정성까지 더해져 영화는 한층 더 빛이 난다. 연극무대에서 내공을 닦아온 배우들의 연기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인정할 만큼 흠잡을데가 없다. "영화 <미스진은 예쁘다>에는 악역이 없다" 라는 감독의 말처럼 모난사람이 나오거나 혹은 그들의 일상에 훼방을 놓는 사람도 없다. 영화 <미스진은 예쁘다>에서 '미스진'은 단연 돋보인다. 그녀의 화려한 패션은 따라하고 싶을정도로 묘한 매력을 지니고, 호탕한 웃음과 항상 남을 챙겨주는 그녀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다소 심각한 장면에서도 그녀의 긍정에너지는 결코 떨어지는 법이 없다. 여기에 '수동'역의 하현관은 모두를 아우르는 캐릭터로 정말 착한사람의 표본을 보여준다. '동진'은 어쩌면 현대사회에 있는 누군가의 자화상을 떠올리게 하고, '꼬맹이'는 극의 귀염둥이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마치 정말 한 가족처럼 어우러지는 이들의 모습은 마지막까지도 잊혀지지 않는다. 동래역에 가면 있을 것만 같은 사람들 그래서 훨씬 더 사랑스럽다.
영화 <미스진은 예쁘다>는 웃다보면 한 편으로는 가슴이 찡하고, 한 편으로는 그들의 뒷 이야기가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이제는 그 자취마저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동래역,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은 분들에게 보여줬으면 좋겠다. 영화는 담담하게 일상을 담아내지만 이야기는 마치 봄바람처럼 따뜻하고, 그들의 웃음소리는 일상에 지쳐 힘들었던 마음의 단비를 내려준다. 예쁨을 넘어 아름다운 영화 <미스진은 예쁘다> 작은 독립영화이지만 그 힘은 어떤 영화보다 크고 찬란하게 빛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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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후기 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