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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타공인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류승룡, 이성민 주연의 영화 손님을 드디어 관람했습니다.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되었던 동화 '피리부는 사나이'를 알고있다면 조금 더 흥미로운 관람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실제로 영화 손님은 '피리부는 사나이'의 전체적인 스토리를 그대로 옮겨놨기 때문입니다.
*이번 리뷰는 영화의 큰 흐름 속에서 주요 포인트를 짚고 넘어가볼까 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의 리뷰이며 영화 제작자의 의도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여주는 설정
제가 너무 과도한 해석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몇가지 흥미로운 설정이 보입니다.
Check1. 사투리를 통한 호남과 영남에 대한 설정.
우룡은 전라도+충청도의 사투리를 섞어쓰며, 그의 아들 영남은 호남지역(전라도) 사람입니다. 반면 촌장은 말투로 보아 영남지역(경상도) 사람으로 보입니다. 더 재밌는 부분은 촌장과 우룡의 대화인데, "참 웃기쥬, 호남에 태어났는데 이름은 영남이여유. "라고 말합니다. 굳이 이런 설정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한 번은 생각해 볼만 합니다. (류승룡 씨의 인터뷰에서 나왔듯이 굳이 사투리를 사용한 것은 손님이라는 이질감을 연출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Check2. 외부와 차단된 마을과 무지한 마을 사람들.
우연히 발견한 마을, 지도에도 없고 이름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마을 사람들은 외부와 차단되어 전쟁이 끝난 직후에도 아직도 전쟁 중인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위기의식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정말 순수할 정도로 멍청한(?) 마을 사람들은 촌장의 말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며 미신(무당)을 믿습니다.
Check3. 권위주의적이고 비밀스런 촌장.
첫 등장부터 촌장은 위압적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집도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하고 마을사람들에겐 절대적인 존재입니다. 하지만 수상쩍은 것은 모든 것을 감추려하는 태도입니다. 우룡에게 전쟁이 끝났다는 사실을 발설하지 말라는 경고와 원인불명인 쥐떼 출몰에 대해 입을 함구하는 모습은 이 영화의 핵심적인 비밀을 숨기고 있는 듯 보입니다.
이렇듯 이 영화는 초중반에 더불어 이러한 설정을 관객들에게 충분히 보여줍니다.
-드러나는 마을의 숨겨진 비밀
많은 사람들이 천우희(미숙 역)의 비중에 대해서 많이 얘기하시는데, 사실 미숙은 영화에서 상당히 중요한 비중을 맡고 있습니다. 미숙은 마을의 숨겨진 비밀을 관객들에게 알려주는 매개이자 과거엔 우룡과 같은 손님의 존재였습니다.
그녀를 통해 드러나는 과거는 실로 참혹합니다. (사실 제가 이 부분에 있어서 100% 정확한 파악이 잘 안되네요.) 제가 파악한 사실만 나열하자면,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댓글로 말씀해주세요~)
1. 과거 이 마을에 문둥병이 돌았고, 그로 인해 환자들에게 많은 멸시와 차별을 했다.
2. 촌장은 전쟁통에 마을사람들을 데리고 피난을 다니다 지금의 마을을 발견했다. (원래 살던 마을인지 새로운 마을인지 확인불가..)
3. 하지만 이 마을에는 과거 자신들이 무시했던 문둥병 환자들과 무당 한 명이 살고 있었다.
4. 그들을 거부하는 무당과 문둥병 환자에게 간곡한 부탁으로 마을에 입성한 뒤, 마을을 빼앗았다.
5. 문둥병 환자와 무당을 가둬 두었고, 마지막에 살아남은 무당은 마을에 저주를 하고 죽는다. "손님인 너희가 우리 마을을 빼앗았으니, 나중에 너희들도 손님에 의해 다 죽을 것이야!"
결국, 이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시람을 죽인 죄를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었죠. 그리고 촌장은 이러한 치부가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싫어합니다.
-대한민국의 좌시의 역사 ( 이 챕터는 작성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해석이므로 읽기 불편하시다면 넘어가주시기 바랍니다.) 영화 초반 촌장은 우룡에게 아주 중요한 경고를 합니다. "전쟁이 끝났다는 사실(진실)을 발설하면 그땐 좌시하지 않겠다."
영화에서 주된 개그코드로 사용되기도 하는 이 좌시라는 단어는 이 영화에서 상당히 의미를 내포합니다.
*좌시(坐視): 참견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보기만 함.
이 영화는 이러한 좌시, 그리고 선동을 통해 우매한 민중이 어떻게 휘둘리는 지를 보여줍니다. 무당이라는 미신에 의해 촌장에게 선동 당하고, 우룡과 영남을 빨갱이라 생각하는 무지몽매한 마을사람들.
그들은 촌장의 잘못된 통치에도 무엇이 문제인지 모릅니다. 진짜 문제를 해결하고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을 빨갱이, 간첩이라 매도하고 마녀사냥하죠. 그렇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직접 마을에 나가보려는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다만 그저 현실을 좌시할 뿐이죠. 그리고 촌장의 말을 맹목적으로 믿습니다. 바로 그들의 좌시하는 태도 때문에 말입니다.
우룡은 아들이 죽은 뒤, 복수를 결심하고 잡았던 쥐들을 다시 풀어 놓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잠결에 쥐에 의해 습격을 당하고 촌장은 즉시 장농에 있던 자신의 일본도를 꺼냅니다.
그리고 우룡과 마주치고 또 한 번 이 영화의 핵심 대사가 나옵니다. "셈은 셈이니까요." 바로 촌장이 우룡에게 돈을 주지 않았을 때 했던 말입니다. 우룡은 촌장에게 그대로 다시 말하죠. 쥐를 쫓아내면 돈을 받기로 했는데, 돈을 못 받았으니 쥐를 다시 돌려주는 것이 셈이다.
그리고 촌장 또한 쥐에 의해 죽고, 아이들만 남게 되고... 동화 피리부는 사나이처럼 우룡에 의해 아이들은 동굴로 들어갑니다.
여기서 이 영화의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바로 류승룡이 화면을 몇 초간 응시하는 장면입니다. 마치 영화 살인의 추억의 마지막 장면처럼,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좌시하지 않겠다."다는 말이자 "아직 셈은 끝나지 않았다."는 경고이지요.
자 ,그럼 무엇을 좌시하지 않으며, 어떤 셈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인지 한 번 봅시다.
촌장이 과거에 문둥병 환자들을 멸시하고 마을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마을을 빼았는 부분.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같은 마을 사람들을 배신하는 모습에서 마치 친일파, 매국노들과 같은 행동이 겹쳐져 보입니다. (마지막에 촌장이 장농에서 일본도를 꺼내고, 어두워서 잘 보진 못했지만 제복 같은 것이 보였던 것도, 이런 맥락일까요? 물론! 과도한 해석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무지한 마을사람들을 선동하며 밖은 전쟁 중이라고 위기감을 조성하는 부분. 근거도 없이 우룡을 빨갱이라 몰아세우는 부분.
이는 과거에 5.18 민주화 운동을 비롯하여 무지한 국민들을 빨갱이라 몰아 죽였던, 여러 사건들에서 목격했던 대한민국의 역사를 우룡이라는 인물을 통해 보여주는 듯 합니다.
다시 한 번 우룡의 마지막 눈빛을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아직도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에는 " 과거에 대한 계산이 끝나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 그리고 우룡의 눈빛은 이 끝나지 않은 계산을 "좌시하지 않겠다." 라는 민중의 경고일지도 모릅니다.
너무 길게 썼네요..쓰다보니 스크롤 압박이... 제가..너무 설명충이라 죄송합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에 평점을 짜게 준 것은. 환타지 호러라는 장르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스토리텔링에 있어 조금은 서툰 부분이 아쉽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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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atm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