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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에베레스트를 보고 간단 후기 남깁니다.
개인적으로 오래 전에 홍콩에서 만든 이인항 감독의 삼국지, 초한지를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고,
산악 영화도 좋아하기 때문에 나름의 기대를 가지고 관람했습니다.
IMAX로 촬영한 중국판 블록버스터라고 들어서 시각적인 부분에서도 볼거리가 많을꺼라 기대했어요.
이미 보신 분들이 중뽕이 너무 심하다하여 어느정도 각오를 하고 극장에 들어섰지만..
중국 국책 영화 에베레스트는 제가 각오했던 중뽕의 기준을 훨씬 넘어서는 영화였습니다.
1960년 중국은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했다고 공언하지만,
어떤 증거도 남기지 않아 국제적으로 공인 받는 것에 실패합니다.
이에 중국은 1975년 에베레스트 등정에 재도전하여 성공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들은 공산당 정부의 에베레스트 재등정 명령에 의기투합하며,
중국의 땅 에베레스트를 올라 중국의 높이를 세계에 알리자라고 다짐합니다.
티벳의 중국 침략을 정당화하고 있는 에베레스트는
일본의 역사 왜곡 영화보다 더 나아간 정치적 프로파간다라 할 만 합니다.
한국에 대한 동북공정을 떠올림과 동시에 최근 홍콩 사태도 생각나게하는 중국의 전체주의 이데올로기를 광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적 메시지는 그렇다하더라도 제대로 된 산악 영화로써도 보기 힘들었어요.
산소가 희박하여 한 발자국 내딛기도 힘든 에베레스트 정상 부근에서,
무협영화처럼 내공으로 경공술 펼치듯 포효하며 날아다니는 주인공들을 보면서 한 숨만 나왔습니다.
한국 영화 뺨치는 신파도 한 몫 거듭니다.
순수하지도 않고, 리얼하지도 않은 중국 국책 산악 영화를 추천해 드리기는 어렵겠지만,
황당한 영화를 보며 폭소하고 싶은 분들께는 조심스럽게 추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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