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은 감독이 연출한 <아워 미드나잇>은 대도시 서울에서 살아가는 꿈과 현실사이에서 충돌하는 청춘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 지훈은 연인 아름과 9년째 연애 중인 배우입니다. 일정한 수입이 없어 알바를 전전하고 있는데 알바비를 제 때 받지도 못하는 상황이라 전화를 피하는 사장을 직접 찾아가 돈을 받아내기도 합니다. 그런 반면 같은 꿈을 꿨던 아름은 지역방송 아나운서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지훈을 안타깝게 여기는 그녀와 지훈 사이의 갈등의 균열이 조금씩 생겨나게 됩니다.

그러던 와중 지훈은 선배 영우의 도움으로 한강에서 비밀 순찰 아르바이트라는 일을 하게 됩니다. 한강에서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을 보면 말을 건네주면서 자살을 방지하려는 서울시의 비밀 프로젝트의 일을 시작합니다. 위태해 보이는 은영을 여기서 만나게 되면서 무언가 답답했던 지훈의 일상에 조금씩 빛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은영을 구하주기위해 대화를 시작한 지훈은 하룻밤 동안 한강을 시작으로 해서 종로의 골목길과 서울극장들을 배회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고 은영의 아픈 기억까지 알게 됩니다.

많은 독립영화에서 20대들 특히 취준생이나 사회초년생을 다룬 작품들이 많이 등장했었는데 <아워 미드나잇>은 물론 캐릭터들의 아픈 사정에 대해서도 언급하지만 결국 빛나는 미래에 대한 긍정의 시선이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처음부터 흑백으로 보이는 이 작품은 마지막 쇼트에서 컬러로 전환됩니다. 이런 편집도 감독의 긍정적인 생각에 대한 반영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서울 특히 종로의 골목길과 한강 다리 위와 그 다리 아래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론 한강 다리를 자주 건너는데 스크린으로 보니까 좀 새롭게 보이더라고요. 다리 위에 있는 sos생명의 전화가 다시 보이게 될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연기의 목마른 지훈은 1인극으로 다리 밑에서 은영에게 공연을 펼쳐 보이고 은영은 데이트 폭행의 아픔을 연기함으로써 그 상처를 조금이나마 치유 받게 됩니다.

항상 희망이 없어보였고 현재도 진행형일지도 모르는 이 나라이지만 임정은 감독과 같은 긍정적인 시선이 있고 그 길을 향해나간다면 언젠가 빛이 우리 모두에게도 닿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번 해보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