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노다 마사히로 감독이 연출한 1961년 작 <메마른 호수>는 60년 미일 안전보장조약의 개정이 한참이었던 시대에 안보반대 시위를 하는 대학생들과 당시 일본 정치상황을 그리고 있는 작품입니다.
학생운동의 리더였던 시모조는 어느 순간부터 권태를 느끼고 회비를 횡령하거나 부잣집 친구와 어울리고 술집마담과의 연애 등 방탕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와중 학교 친구인 요코의 아버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되는데 정치적 모략이 여기에 숨겨져 있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요코의 언니는 연인과 파혼을 하게 되고 이를 시모조에게 하소연 하는 요코. 시모조는 지인을 통해 그 상대자를 찾아가 폭력을 가합니다.
이 후 요코와 시모조는 조금씩 가까워지지만 시모조의 방탕한 생활을 알게 되는 요코는 그의 생각과는 다른 삶을 살 생각으로 거리에 나섭니다. 시모조는 이와는 반대로 평화적 시위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는 생각에 말콤x의 삶을 살아보려고 하지만 이도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60년대 당시 지식 청년의 허무감을 잘 표현하고 있는 이 작품은 전후 미국과 일본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사회상을 보여줍니다. 이에 반작용으로 청년들은 거리로 나오게 되고 이를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나뉘어져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거기에 더해져 시모조의 부자 친구로 등장하는 인물의 권태까지 함께 보여주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나면 후련한 느낌보단 인생무상의 느낌 혹은 어떤 관객에겐 시모조의 행동에 동의할 수 있을 정도로 당시의 사회상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오즈 야스지로의 <꽁치의 맛>과 차후 시노다 마사히로 작품의 자주 등장하게 되는 이와시타 시마의 아름다운 20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미카미 신니치로와 함께 60년대의 일본 청년의 모습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시노다 마사히로의 초기작인 <메마른 호수>는 60년 당시 일본의 사회와 청년들을 잘 그려낸 작품입니다. 그때도 지금도 위정자들의 부정한 권력행사에 반작용하는 청년들의 모습은 여전한 거 같습니다. 이러한 반작용이 없다면 세상은 생각만 해도 끔찍해질 것 같네요.
| 
등록안내
등록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