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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라 핑사이트 감독이 연출한 <도주하는 아이>는 아홉 살인 베니라는 소녀가 특수 시설을 전전하는 이야기임과 동시에 부모의 책임감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소녀 베니는 특수시설에서 지냅니다. 하지만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폭언과 폭력을 행해 한 군데에서 오래 버티지 못하고 계속해서 시설을 옮겨가며 지내고 있습니다. 다른 시설로 이동하는 날, 베니는 학교경호원이라는 남자와 함께 가까워지면서 휴가도 같이 가고 그의 집까지 함께 가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그 남자를 아빠로 생각하는 단계까지 가 버린 것이죠. 결국 이전에 베니를 봐주던 위탁모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잘 지내나 싶더니 베니는 그만 큰 사고를 치고 맙니다.
아기 때 아빠가 기저귀로 얼굴을 눌렀던 것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아이인 베니는 그 영향을 포함해서 아마도 아빠의 폭력 성향 때문에 현재의 상황이 된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면 <자전거 탄 소년>의 아이와 유사한 느낌이 듭니다.
이 영화에선 베니는 엄마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입니다. 유일하게 베니의 얼굴을 만질 수 있는 사람도 엄마 밖에 없죠. 하지만 가장 베니를 밀어내는 인물이 엄마입니다. 그녀는 베니의 동생들을 위해서라도 베니와 함께 할 수 없다는 엄마로서는 하지 말아야 할 선택도 일삼습니다. 물론 베니와 함께 한다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란 것을 영화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 엄마는 최소한의 책임감도 지지 않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녀를 제외한 특수시설의 다른 어른들은 베니를 위한 많은 희생과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소재의 작품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 듭니다. 엔딩을 보더라도 베니의 선택에 대해서 답답해하거나 비난할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바다를 등진 앙트완보단 베니가 좀 더 자유로워보이게 참 아이러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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