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괴짜들의 로맨스]를 보고(스포)

류명의 감독이 연출한 <괴짜들의 로맨스>는 강박증을 앓고 있는 두 남녀가 만나 벌어지는 로맨스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주인공 천바이칭은 강박증을 앓고 있습니다. 그 강박은 여러 분야에서 발생하는데 시간, 청결 등이 있습니다. 일정 시간에 일어나고 일회용 칫솔을 쓰고 똑같은 시간에 청소를 하고 외출은 마트를 가기 위해 1,2주에 한 번만 같은 요일에 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단골(?)마트가 휴업을 하자 다른 동네 마트에 가게 되는데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어떤 여자가 몽땅 사고 나갑니다. 하는 수 없이 집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사실 그녀는 마트에서 초코바를 훔쳤는데 이걸 천바이칭이 목격했지만 모른 체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녀는 괜히 찔려서 그런지 천바이칭이 사려고 했던 그 상품 하나는 건네주고 입막음용이라 말합니다.

다음 날 천바이칭은 루틴을 깨고 다시 그 마트로 가는데 그녀를 다시 만나고 서로의 강박증에 묘하게 끌린 둘은 서서히 가까워지고 연인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그리고 둘은 알콩달콩 동거도 하게 되지만 강박증을 통해 영원 하자던 둘은 한 명의 변화로 인해 점점 더 멀어집니다. 심지어 병원을 돌아다니며 강박증을 다시 돌려놓아달라고 부탁을 할 지경입니다.

같은 상처를 갖고 있는 사람들 간에 묘한 유대감을 말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그 유대감이 깨지는 것은 한 명이 건강해지는 것이라는 게 참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굳이 강박증이라는 모티브가 아니더라도 둘 중 누군가가 같은 아픔에서 벗어난다면 그것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의 상실감은 엄청날 것입니다. 이 작품은 그것을 본격적으로 다루는데 후반에 큰 반전도 있습니다.

이 작품의 독특한 점은 촬영카메라와 화면 비율입니다. 먼저 촬영은 아이폰xs맥스로 전체를 촬영했다고 하는데 전혀 눈치 채지 못 할 정도로 훌륭한 영상을 제공합니다. 물론 밤 장면에서의 한계는 어느 정도 있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가장 큰 특징은 화면 비율이 아닌가 싶습니다. 남녀 주인공이 영원하자고 약속한 시점까지는 1.13:1비율을 유지하다가 바로 다음 한 사람이 강박증에 벗어날 때 화면은 바로 1.85:1 로 바뀌게 됩니다. 아마도 강박증을 표현하기 위한 화면비 설정인거 같은데 충분한 효과를 거둔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로맨스를 담고 있는 작품인 아니지만 캐릭터들의 고난과 고민이 충분히 담겨져 있는 멜로물입니다. 정신적인 마음의 병이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는 이 시대에 딱 어울리는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