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 팡 감독이 연출한 <유령의 핸드폰>은 우연히 손에 들어온 핸드폰으로 인해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라이브 스트리머로 활동하는 릴리는 옆에서 자고 있는 남자친구의 핸드폰을 확인하다가 자신의 절친과 바람을 피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남친은 오히려 잘 됐다며 릴리에게 이별을 고합니다. 상처 받은 릴리는 라방을 통해 이를 해소하려고 하지만 갑작스럽게 핸드폰의 전원이 커집니다. 수리를 받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건너편 집에 놓인 택배를 순간적으로 훔친 릴리는 그 박스 안에서 또 다른 핸드폰을 확인하게 됩니다. 이 핸드폰으로 방송을 하자 구독자들은 릴리가 아닌 다른 여성이 있다며 동생이냐고 묻습니다.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고 마치 귀신이 자신의 집에 들어온 것으로 생각한 릴리는 다시 그 핸드폰을 건너 집에 놓게 됩니다. 그런데 건너편 집 여성이 이 핸드폰을 보자 순간적으로 핸드폰에서 무언가 튀어 나오면서 그녀를 공격합니다.

공격당한 여성은 다시 이 핸드폰을 릴리에게 주고 마뜩치 않은 릴리는 아까 방송도중 구독자들이 함께 찍힌 여성을 좋아했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방송을 합니다. 역시나 반응은 좋았고 심지어 스트리머들을 관리하는 회사에서 릴리에게 연락이 옵니다. 릴리의 방송은 승승장구하게 되지만 건너편 집 여성처럼 또 다른 여성들이 비슷한 피해를 입게 됩니다.

판타지적인 요소가 가미 된 호러물입니다. 핸드폰으로 인한 공격이 네 명의 여성에게 가해지는데요. 이들은 고등학교 시절 누군가를 폭행한 전적이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이 핸드폰의 주인공은 몇 년 전 이들에게 폭행을 당한 피해자였고요. 혼(귀신)이 되어 릴리에게 이 핸드폰이 전해지고 릴리는 중간에서 둘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게 되는 거죠. 그리고 마지막 가해자는 릴리가 직접 찾아가게 되는데 사실 이 가해자는 핸드폰의 주인공과 동성커플이었던 겁니다. 그래서 다른 세 명이 이를 곱게 보지 않고 왕따를 시켜왔던 것인데 마지막 가해자 또한 이 세 명의 괴롭힘이 무서워 피해자의 편이 아니라 가해자 쪽으로 등을 돌린 것입니다.

대만 감독인 대니 팡은 <디아이>나 <방콕 데인저러스>로 잘 알려진 감독이었는데 한 동안 그의 작품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랜만에 내놓은 신작인데 개인적으론 신선함이 많이 부족해 보인 작품이었습니다. 스마트폰 없이 살아갈 수 없는 현재를 배경으로 스마트폰 자체가 중요한 소재와 모티브가 되는 것은 많은 작품에서 보여 왔고 고교 시절 학폭을 성인이 되어서 복수를 한다는 것만 사실 이젠 진부한 소재입니다. 또한 스마트폰으로 인한 공격을 표현하는 그래픽도 사실 많이 아쉬웠고요.

공포영화로서 이미지적인 충격이나 이야기나 캐릭터의 매력이 거의 보이지 않은 작품이라 많이 아쉬웠고 20년 전 재기발랄했던 그의 작품이 다시 생각나는 관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