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아이를 위한 아이]를 보고(스포)

이승환 감독이 연출한 <아이를 위한 아이>는 곧 성인이 되어 보육원에서 퇴소를 앞둔 한 소년에게 친부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배달대행 알바를 하면서 고등학교를 다니는 도윤(현우석)은 보육원 원장의 부름에 달려가는데 친아버지가 나타났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친아버지 승원(정웅인)은 도윤과 함께 살자는 제안을 합니다.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을 부정해보지만 자신의 미래를 위해선 승원과 함께 사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함께 합니다. 승원에겐 이복동생인 중학생 재민(박상훈)이 있습니다.

사실 도윤이 열심히 알바를 하는 것은 고아로서 차별이 없을 것 같은 호주로 날아가 살고 싶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동안 모은 돈과 아버지에게 받은 학원비를 지인에게 맡겨 호주행을 부탁하는데 그만 지인은 그 돈을 들고 사라집니다. 다시 배달을 하게 된 도윤은 재민이 다니는 학원으로 피자배달을 하게 되고 재민은 도윤이 학원비를 다른 데 썼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 약점을 이용해 형 도윤을 괴롭히게(?) 됩니다. 일단 승원을 아버지라고 부르고 저녁식사도 함께 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반강제적인 삼부자는 조금씩 관계가 좋아지고 친부자의 모습을 서서히 보이게 됩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승원는 숨기고 있던 지병으로 인해 사망하게 되고 도윤은 순식간에 중학생의 보호자가 되고 맙니다. 안 그래도 힘든 상황에 수년 만에 보험금을 노리고 재민의 이모가 집으로 들이닥치는 상황에 까지 놓이게 됩니다. 도윤은 성인으로서 이를 막아내줌과 동시에 보험금을 제대로 수령하려는 과정에서 큰 비밀을 알게 됩니다.

제목처럼 아이가 아이를 보호하는 이야기입니다. 이제 갓 20살이 된 아이가 중학생을 맡게 되는 것이죠. 도윤은 아버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 하필이면 이 타이밍에 등장하는 것인지? 자신이 죽기 전에 재민을 케어해 줄 사람이 필요했다고 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도윤은 거친 모습과는 달리 이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나쁜 어른들이 도윤을 힘들게 하죠. 이모 부부도 그러하고 큰 비밀의 배후에 있는 인물들도 그러합니다.

보육원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 중 비슷한 전개의 이야기는 많이 있습니다. <거인>이라는 작품도 어른들에 인해 힘겨운 인생을 살아가는 10대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아이를 위한 아이>는 보육원을 나오는 시점에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아 미스터리한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관객들도 의심->수긍->의심의 방향으로 이야기를 읽어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전개는 꽤나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플롯이 되고요.

<아이를 위한 아이>는 20대 초반 배우들의 풋풋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보건교사 안은영>을 통해 알려진 현우석 배우는 큰 키에 비해 유약해보일수 있는 외모이지만 이 작품에선 반대되는 거치면서도 츤데레 같은 모습을 함께 보여주는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동생 역의 재민은 이 작품을 통해 처음 보게 되는 박상훈 배우였는데요. 실제 중학생 때 이 역할을 했다고 하는데 이질감이 역시나 전혀 없더라고요. 아직까지 감정적으로 폭발하는 장면에서 미숙한 점이 없지 않으나 앞으로 발전 가능성은 충분한 배우로 보였습니다.

<아이를 위한 아이>는 성장영화로서도 비밀을 파헤치는 미스터리물로서도 볼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두 가지 장르 다 완벽하게 연출했다고 볼 순 없지만 독립영화로서 신선한 소재의 작품이라는 점에선 충분한 장점이 있는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