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철 감독이 연출한 1967년 작, 쇼브라더스 작품인 <대자객>은 춘추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웅의 이야기이자 멜로드라마이며 무협물입니다.

한나라의 충신인 엄중자는 진나라와 결탁한 주상의 숙부인 한괴가 정권을 잡아 그를 뒤쫓자 제나라로 피신을 합니다. 제나라엔 엄청난 무술 실력이 있는 섭정(왕우)이라는 인물이 있지만 어머니와 누나를 위해 큰 싸움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엄중자가 우연히 그의 무술 실력을 보게 되고 의형제를 맺게 됩니다.

엄중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도움을 요청합니다. 섭정도 워낙 의리를 중시하고 큰 뜻을 품은 엄중자를 돕고 싶지만 누나와 어머니를 위해 그 청을 거절합니다. 그리고 수년이 지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누나까지 출가를 한 상황이라 위험요소가 사라졌다면 한괴를 직접 처리하겠다고 엄중자를 찾아옵니다. 그리고 홀로 한괴를 찾아가 마지막 전투를 벌입니다.

외팔이 시리즈로 유명한 왕우가 주인공으로 참여한 쇼브라더스 작품입니다. 그리고 당시 무협영화로 한 획을 그었던 장철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기도 하고요. 이야기는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춘추전국시대입니다. 역사적 사실이 고증된 작품인지는 모르겠지만 '삼국지'를 통해 대략적인 분위기는 알고 있는 상태라서 이야기를 따라가는 데엔 큰 무리가 없습니다.

액션 일변도 일 것 같았던 이 작품은 중후반부에 의외에 멜로적인 요소가 들어가는 작품입니다. 왕우가 마지막 길을 떠나기 전 옛 연인과의 만남이 이어지는데 꽤나 긴 분량으로 이 연인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큰 뜻을 품은 연인을 어떻게 보내주는지에 대한 애절함을 만들기 위함일 것 같았는데 마음에 크게 다가오진 않더라고요.

그리고 이어지는 이 영화에 백미인 1대 100 아니 1대 500 정도로 되어 보이는 이 말도 안 되는 무술장면은 과거 우뢰매를 연상시키는 점프와 인간 비행이 함께 합니다. 어린 관객들이 보기엔 헛웃음이 날 수도 있는 특수효과지만 과거를 추억하는 관객에겐 어릴 때의 감성이 나와 울컥할 수도 있습니다.

전성기의 홍콩 무협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왕우의 무협물은 꼭 봐야 되는 작품들입니다. 이 작품도 그런 작품들 중에 하나입니다. 그리고 믿고 보는 60년대의 쇼브라더스의 작품이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