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두 줄 평

- 분명 서양 심령 스릴러 영화임에도 어째서 동양특유의 공포가 느껴지는 것일까요. 심령 요소의 등장으로 개연성은 이미 중요하지 않게 되었고, 그 틈 사이사이를 미술과 연기력 그리고 연출과 음악이 잘 메꾼 그런 영화였습니다. -

 최근에는 영화를 보기 전 일부러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극장에 가곤 합니다. 

 이는 넷플릭스를 비롯한 일반 OTT 영화를 볼 때도 마찬가지인데, 이리저리 영화를 검색하다 괜찮아 보이는 것이 있으면 그 어떤 정보도 검색하지 않은 채 (심지어는 제목도 제대로 보지 않은 상태로) 오프닝부터 5분 정도를 시청한 뒤 계속 시청할 지 여부를 결정하는 약간은 좀 도박과도 비슷한 방식이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 

   추석 연휴에 맞추어 '공조2' 라는 방화가 개봉하였지만, 심보가 고약한 탓인지 추석 시기에 맞추어 개봉하는 우리나라 영화를 좋아하지 않을 뿐더러, 닥터스트레인지를 연출한 감독이 공포영화인데, 포스터도 너무나 촌스럽거나 노골적이면서 영화 제목도 너무나 매력적이지 않은 이 영화를 어떻게 만들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기 때문에 - 그러고 보니 이 블랙폰 이라는 영화에 대해서는 영화 시작 전 잠깐 연출을 누가 한 것인지만 간단히 조사해 보긴 했군요. 그래도 이미 예매를 마친 후 정보를 찾아본 것이니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예매를 한 것으로 치겠습니다 ^^ - 무작정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았습니다. 

 다시 알아보니 이 감독은 공포영화 엑소시즘 에밀리 로즈와 살인소설[sinister（본래의 뜻은 '사악한 불길한 해로운') 2012] 연출한 이력도 있었군요.



 영화는 다소 황당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관객의 긴장감을 매우 효율적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긴장감을 유발하는 방식이 아주 노골적이면서도 짜증나지 않는 것은 조금은 신선한 느낌의 배우와 이에 따른 몰입감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오랜만에 추석 연휴 직전에 '추석'과는 전혀 관계 없는 영화를 보게 되어 참 좋았습니다. 

 15세 관람가로 되어 있어서 아이들도 함께 데려갈까 고민도 했지만, 아이들이 보기에는 그 공포감과 잔인함이 흔히 말하는 '선을 넘는' 경우가 있어 성인들만 보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스콧 데릭슨 (Scott Derrickson) 이라는 이 특별한 감독의 연출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고, 앞으로는 또 어떤 스릴러를 연출할 지 기대가 자못 크다는 사실을 고백할 수밖에 없겠습니다. 

   너무 큰 기대만 하지 않는다면 다소 불편하지만 전체적으로 지속적인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영화는 흔한 예고편도 미리 보지 않고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만, 이 영화에 대한 월드 프리미어 영상이 있어 아래에 한 편 링크합니다.  

(이것도 영화 관람 후 보시는 것이 더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