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연출한 <본즈 앤 올>은 아버지에게도 버림받은 18세 소녀가 어머니 찾아 떠나는 로드무비입니다.

어릴때부터 남다른 식성(?)을 가지고 태어난 매런(테일러 러셀)은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아버지와 함께 사고가 떠질 때마다 미국 전역을 떠돌아다닙니다. 이번에도 같은 학교 친구의 손을 물어뜯어 아버지와 함께 야반도주를 합니다. 하지만 더 이상 딸과 함께 이런 생활을 하기 힘들어한 아버지는 비밀이 담긴 녹음테이프를 두고 매런에게서 떠납니다. 아버지의 음성 테이프를 듣던 매런은 자신의 비밀이 어머니에게서 온 것이라 여기며 어머니를 찾아 떠납니다.

떠나는 중 한 노년의 남자인 설리(마크 라이런스)가 그녀에게 접근 해옵니다. 설리는 매런이 자신과 같은 부류라고 칭하며 한 노인이 쓰러져 있는 집으로 그녀를 초대합니다. 굶주림이 지속된 매런은 설리와 함께 식사(?)를 끝내지만 뭔가 꺼림칙한 분위기의 설리와 함께 있는 것이 두려워 도망을 갑니다.

이번엔 마트에서 리(티모시 샬라메)라는 청년을 만나게 되고 매런이 보는 앞에서 리는 식인 행위를 합니다. 매런은 자신과 같은 식성(?) 또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되고 설리와는 다른 분위기의 리와 함께 여정을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의 어머니가 감금된 병원에서 어머니와 마주한 순간 또 다른 충격을 받게 됩니다.

그야말로 어마 무시한 콘셉트와 수위를 가지 작품입니다. 전작인 <서스페리아>에서 피칠갑의 연출을 보여줬던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이번엔 카니발, 즉 식인의 콘셉트를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재작년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티탄>의 감독 쥘리아 뒤쿠르노의 전작인 <로우>도 채식주의자인 소녀가 식인을 하는 콘셉트로 충격을 주었는데 이 작품도 그에 못지않은 강한 소재의 작품입니다.

표현 수위도 엄청나지만 매런, 리, 설리의 캐릭터 자체가 엄청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리는 아버지와의 관계, 매런은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오는 갈등과 성장담이 있고, 설리는 마치 하늘에서 뚝 떨어진 신과 같은 존재로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신 같은 존재는 인간과 더불어 지진 못합니다.

카니발리즘이 아직 인류에게 남아있을지 모르겠지만 수십 년 전 미국의 히피 문화가 아직 남아있는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라 말은 안 되지만 그래도 현재보단 잘 어울리는 시대적 배경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드고어물로서도 로드무비로서도 그리고 일종의 추리물로서도 <본즈 앤 올>은 기억에 오래 남을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꽤 근사한 멜로드라마이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