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키 사이토 감독이 연출한 <네가 떨어뜨린 푸른 하늘>은 하루가 반복되는 삶을 살아가는 한 소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매달 1일 영화 데이트를 하는 미유(후쿠모토 리코)와 그녀의 남친 슈야. 둘은 연인 사이이지만 적극적으로 서로의 마음을 표현하지 않은 채 2년 동안 사귀어왔습니다. 1일이 되어 둘은 약속을 잡아 극장으로 향하지만 슈야는 전화를 받고 급한 일이 생겼다며 미유를 극장에 홀로 두고 떠납니다. 급한 일을 마치고 슈야는 미유에게 시계탑 앞에서 만나자는 문자를 보냅니다. 그런데 시계탑 앞에 있는 횡단보도에서 그만 슈야는 차에 치이고 맙니다.

쓰러져 있는 슈야를 끌어않은 미유는 슬픔에 차 울부짖는데 그 다음 모습이 침대 위입니다. 미유는 잠에서 깨어나고 이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가지 않습니다. 전날과 같은 아침식사와 거리의 풍경을 보며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미유는 학교에서 만난 슈야의 모습을 보고 안도를 합니다. 하지만 그 날 저녁 똑같은 일이 다시 벌어지고 미유는 또 다시 잠에서 깨어납니다. 그리고 달력을 확인합니다. 또 다시 1일. 그녀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끼고 슈야를 살려내겠다는 계획을 세웁니다.

하루가 반복된다는 콘셉트의 작품입니다. 비슷한 콘셉트의 작품이 많지만 아마도 가장 유명하고 비슷한 콘셉트의 작품은 빌 머레이가 주연한 <사랑의 블랙홀>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랑의 블랙홀>과 달리 이 작품의 주인공은 10대이고 멜로라인이 좀 더 강조된 작품입니다. 그리고 오해의 소지를 풀어나가는 부분이 극의 핵심이기도 하고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 후쿠모토 리코가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전작에선 기억 상실이라는 콘셉트와 비슷한 듯 다른 콘셉트의 작품입니다. 시간의 반복과 기억이라는 콘셉트가 묘한 공통분모가 있는데 이 작품에선 반복을 통해 연인의 목숨을 살리는 모습이 애절하게 담겨져 있습니다.

이미 많은 작품에서 비슷한 이야기와 구성을 보여줬기에 색다른 부분이 있나 찾아봤지만 새로운 부분은 거의 없었습니다. 배우와 캐릭터의 매력이 중요한 작품인데 이 작품에선 캐릭터 구축보단 배우의 매력에 기대고 있는 부분이 좀 큰 거 같았습니다. 선행되어야 할 부분이 허술해서 그런지 배우의 매력도 크게 다가오진 않더라고요. <오늘 밤, 세계에서...>가 사랑받는 이유는 이 부분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두 배우의 케미는 좋아보였는데 이 부분이 좀 아쉬운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