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나는 비밀을 알고 있다]를 보고(약스포)1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연출한 1957년 작 <나는 비밀을 알고 있다>는 34년에 만든 자신의 동명작품을 리메이크한 미스터리 스릴러물입니다.

미국인 의사 벤(제임스 스튜어트)은 아내 조(도리스 데이) 그리고 아들 행크와 함께 모로코를 여행하고 있습니다. 행크의 실수로 버스 안에서 사소한 다툼이 벌어지는데 한 남자가 벤의 가족들을 도와줍니다. 그는 이것저것 벤의 신상에 대해 질문을 하지만 정작 자신의 이야기에 어물쩍 넘어갑니다.

다음 날, 벤 부부는 가수였던 조의 팬이라고 자청하는 부부와 함께 시장나들이를 나옵니다. 그런데 어제 버스에서 남자 그 남자가 흑인 분장을 하면서 누군가에게 쫓기고 결국 살해를 당합니다. 그 남자의 벤에게 다가와 어떤 정보를 주고 죽어버립니다. 벤은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이 정보를 들었지만 해당 정부와 경찰에게 침묵으로 일관합니다. 그런데 벤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오고 절대 남자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누구에게도 하지 말라고 합니다. 심지어 통화 속 인물은 이미 아들 행크를 납치해간 상황이고요.

벤과 조는 행크를 다시 찾기 위해 영국으로 넘어갑니다. 영국 경찰은 그 기밀을 알려달라고 하며 행크를 같이 찾자고 합니다. 하지만 행크의 안위가 걱정된 벤은 입을 열지 않습니다. 벤과 조는 남자가 말한 것을 착안해 사건의 주범이 될 인물들이 있을 만한 곳을 스스로 찾습니다.

영화의 오프닝과 엔딩이 너무나 유명한 이 작품은 히치콕이 자신의 작품을 스스로 리메이크 했습니다. 리메이크 작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인 앨버트 홀에서 살해 장면은 기가 막힌 연출력이 돋보입니다. 오케스트라의 연주에서 절정이 되는 심벌즈를 치는 순간에 모든 것이 벌어지는 데 이 장면은 아무 정보 없는 오프닝 장면에서도 알 수 없는 긴장감을 주고 심지어 이미 거의 비슷한 장면이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다시 보여주는데도 그 긴장감은 여전히 지속됩니다. 허먼이 맡은 음악과 더불어 놀라운 카메라 워킹은 관객들이 숨을 쉴 틈도 주지 않을 정도로 긴박감을 전해줍니다.

한 명의 주인공이 사건을 해결해가는 구조가 아니라 부부가 마치 짝패를 이루어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이 작품은 모로코와 런던의 로케이션을 매우 잘 활용한 작품입니다. 모로코의 시장 장면과 앨버트 홀의 연출은 그야 말로 이 영화의 백미입니다. 자신의 작품을 리메이크 하면서도 이렇게 멋진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것이 너무나 위대하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는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