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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리 감독이 연출한 1991년 작 <인생은 향기로워>는 독특한 성격과 개성을 갖고 있는 런던 외곽에 살고 있는 한 가족의 모습을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주방장인 앤디와 어린 아이들을 가르치는 웬디는 사이좋은 부부입니다. 그리고 그들에겐 쌍둥이 딸이 있는데 한 명은 절대 치마를 입지 않으려는 보이시한 나틸리라는 여성이고 티셔츠에 확실한 자신의 생각을 쓰고 다니는 니콜라라는 가족과 잘 어우러지지 못하는 여성입니다. 쌍둥이 갓 성인이 된 것 같고요.
어느 날, 동네 주민이자 앤디의 친구는 다 쓰러져가는 푸드 트럭을 앤디에게 팝니다. 긍정적이지만 잘 속아 넘어가는 앤디는 아내 웬디에게 원래 산 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말하며 트럭을 쌌다고 합니다. 한편 또 다른 주민인 새로운 식당을 오픈하려고 하는데 웬디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큰 이야기나 드라마틱한 플롯이 없는 이 작품은 마이크 리라는 작가의 스타일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캐릭터 무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건이라고 할 만한 거의 없으나 인물들 간의 충돌로 인한 갈등과 여기서 발생하는 묘한 유머코드가 신박한 작품입니다. 명배우 짐 브로드밴트의 어눌한 모습과 더불어 현재는 무게감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티모스 스폴이 가볍고 요상한 인물을 연기해냅니다.
다들 개성 있는 캐릭터이지만 그래도 가장 주목되는 인물은 니콜라가 아닌가 싶습니다. 일명 방구석 혁명가로 등장하는데 그녀는 집 밖으로 거의 나가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연인도 있고 심지어 일반적이지 않은 성적코드도 갖고 있습니다. 엄마 웬디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항상 걱정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가장 격정적인 둘의 대화에서 그 간극은 조금씩 좁혀지고 어느 정도 서로의 입장을 이해해갑니다.
마이크 리의 다른 작품들도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있는데 특히 <세상의 모든 계절>이라는 그의 작품에서 이런 부분은 극대화됩니다. 초기작인 <인생은 향기로워>에서 이미 자신의 연출 스타일을 만들어 온 것 같은데 요즘 작품이 조금 뜸한 게 살짝 아쉽네요. 물론 80세를 바라보는 연세이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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