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감독이 연출한 <킬링 로맨스>는 최고의 인기스타에서 한 남자에게 구속된 한 여자가 자신의 팬과 함께 남자의 살해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는 코미디 영화입니다.

'랄라텐' 등 광고와 영화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여배우 여래(이하늬)이지만 마지막 작품에서 발연기를 통해 더 이상 한국에서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는 여래는 휴가차 태평양에 위치한 섬 '콸라'로 여행을 떠납니다. 하지만 도착한 날 소매치기를 당하고 이를 지나가던 부동산 거물, 조나단(이선균)이 도와줍니다. 이를 계기로 둘은 연인이 되고 결혼까지 이르게 됩니다.

7년 동안 결혼 생활을 한 둘은 한국으로 잠시 귀국합니다. 조나단의 새로운 사업을 위해 잠시 머무르기로한 이 부부의 옆집엔 가족 모두가 서울대 출신인 사수생 범우(공명)가 수험생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는 여래의 광팬인데 그날 저녁 여래가 옆집으로 이사를 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여래가 조나단에게 폭행(?)당하는 것을 목격합니다. 범우는 불행한 모습의 여래를 보고 조나단을 없애주겠다고 말합니다.

이후 범우는 대포폰을 이용해 여래와 연락을 하며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조나단을 죽이려고 하지만 마음이 약한 범우는 오히려 살해할 수 있는 상황에서 조나단을 구해주고 오히려 조나단은 범우를 은인으로 생각하며 연락을 주고받습니다.

확고한 자기 스타일이 있는 이원석 감독의 세 번째 장편 영화인 <킬링 로맨스>는 코로나 시국 때문에 2년 이상 개봉이 미루어진 작품이라고 합니다. 충격적이고 기발한 데뷔작인 <남자사용 설명서>를 통해 관객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린 이원석 감독은 <상의원> 이후 오랜만에 <킬링 로맨스>라는 작품으로 돌아왔습니다.

<남자 사용 설명서>때 보단 훨씬 더 많은 제작비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그의 색깔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입니다. 이번엔 뮤지컬적인 요소도 첨가해 완전히 새로운 장르의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이런 점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진 모르겠지만 좀 많이 앞선 느낌이 없진 않습니다.

개인적으론 미술 쪽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여래의 집과 조나단 월드의 미술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화려한 색감과 더불어 현실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공간을 영화적으로 잘 녹여낸 연출이 돋보였습니다.

세 명의 배우는 코미디 장르 안에서 쉽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는데요. 범우의 캐릭터를 보면 너무 답답한 마음이 들수도 있지만 이는 감독이 아마 의도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여래의 캐릭터는 아마 이하늬 배우가 현실에서도 느꼈을 감정을 캐릭터에 녹아낸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작품의 악역을 맡은 이선균 배우는 코미디 영화에서 악역이 어떻게 작동해야하는지 보여주는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이원석 감독은 분명 자신의 색깔이 분명한 연출자입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히 그러한 면모를 보여줬는데요. 다만 너무 앞서는지 말고 반발 짝만 앞서 관객들과 호흡할 수 있는 작품을 다음엔 보여줬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