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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한국 영화의 단골 소재라 해도 전혀 어색할 것 없는 10. 26 사건.
하지만 영화 행복의 나라는 살짝 시선을 돌려 단골 등장인물보단 우리가 주목하지 않았던 인물들에 포커스를 맞췄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명령에 따라 살인을 해야 했던 군인 신분의 중앙정보부 비서관 박흥주.(극 중 박태주)
그리고 단 한 번의 재판으로 끝이 나게 될 운명에 처해진 박흥주를 변호하게 된 태윤기 변호사.(극 중 정인후)
물과 기름처럼 절대 섞일 수 없을 것 같은 이들은 10.26사건 후 12.12 군사 반란까지 격랑의 한가운데에서 소용돌이 쳐진다.
한국의 현대사에 가장 큰 전환점이 됐던 두 사건이 공존했던 시기에 변호인과 피고인이 된 그들의 시선을 통해 바라본 세상은
더욱 암울하고 어두운 빛깔이었다.
영화를 설명하는 카테고리에 법정영화가 제일 앞에 가야 어울릴법한 행복의 나라는 죽음을마다 하지 않는 피고인 박태주를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목숨처럼 살리려 집착하는 변호사 정인후의 모습이 담겨 있다.
서울의 봄에서 이미 전두환의 모습에 고구마 백 개를 삼킨 경험을 했지만 또다시 마주한 현실에 숨이 턱턱 막힌다.
각 등장인물이 주는 개인적 신념의 갈등은 극을 더욱 대립적으로 몰고 간다.
군인의 과잉충성이 같잖은 속물 변호사와 평생을 쏟은 충성에 보상을 받으려는 악마 군인, 그리고 오직 명령만 따르는 진짜 군인.
이들의 대립은 시대상과 겹쳐져 더욱 혼란스럽다.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 또 다른 분노를 느끼고 또 다른 아픔을 맛봐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실을 알아야 하고 정의를 생각할 수 있다면 그 분노와 고통도 헛된 것이 아닐 거라 생각한다.
'행복의 나라'라는 제목이 더욱 슬퍼 보이는 건 이젠 멀리 우리 곁을 떠난 이 영화 주인공의 마지막 모습이 담겨서 인 것 같다.
무대인사를 하는 동안 그의 빈 공간이 너무나 크게 보였다.
그리고 황급히 우리를 떠났던 그는 영화 속에서 대신 작별 인사를 한다.
더 이상 고통이 없을 행복의 나라로 떠나며.
R I P # 이 리뷰는 본인의 네이버 블로그에도 함께 게시된 내용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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