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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 반엠브트 감독이 연출한 <코끼리와 나비>는 아빠의 정체를 모른 체 아빠와 3일을 함께 보내는 딸의 이야기입니다.
이른 아침 출장을 준비하는 카미유는 딸 엘자의 베이비시터가 연락이 되지 않아 패닉에 빠집니다. 그런데 좀 전에 카미유에게 문전박대 당한 앙투안을 다시 불러 베이비시터가 올 때까지만 엘자를 봐달라는 부탁을 합니다. 사실 앙투안은 엘자의 친아빠인데 무슨 사연이 있는지 카미유 혼자 키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게 카미유는 출장을 떠나게 되고 베이비시터가 계속 연락이 되지 않아 앙투안과 엘자는 카미유가 돌아올 때까지 함께 하게 됩니다.
<코끼리와 나비>는 엘자가 좋아하는 배드 타임 스토리입니다. 잘 때마다 그 동화를 읽어달라고 하는 모양입니다. 너무나 사랑스런 엘자이지만 처음 아이를 돌봐보는 앙투안에겐 버거운 일입니다. 심지어 외출을 다녀오는데 집 열쇠를 집안에 두고 오는 바람에 본인 집으로 돌아가 엘자와 지내기도 합니다. 아무튼 이 서투른 며칠간에 아빠행세이지만 앙투안은 엘자를 보며 기적 같은 감정이 조금씩 들게 됩니다.
카미유와 앙투안이 왜 이런 상황에 놓였는지 영화는 정확히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것보다 다른 곳에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 엘자를 위한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엘자는 아빠의 부재에 대한 결핍을 분명히 느꼈고 나중엔 앙투안이 본능적으로 아빠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앙투안과 엘자가 서로의 정체(?)를 밝히는 부분이 인상적인데 서로에게 귓속말로 비밀이라며 고백을 하는 형식입니다. 아이의 시점에서 만드는 이 연출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세 명의 관계가 과연 계속 어떻게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앙투안이 듣는 엘자의 녹음된 음성을 듣는 장면만 보더라도 그가 앞으로 엘자를 위해 어떤 삶을 살아갈지 상상이 됩니다. 비록 카미유와의 관계는 어떨지 모르겠지만요. 좋은 부모란 과연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본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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