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포럼 입니다.

저스틴 커젤이 연출한 <켈리 갱>은 네드 켈리라는 실존 인물을 다룬 작품으로 호주로 이민을 온 아일랜드인들이 어떻게 정착하고 그 과정에서 오는 영국인들과의 갈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아버지를 잃고 4명의 동생과 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 네드. 엄마는 살아남기 위해 여러 남자들을 받아들입니다. 그러던 와중 해리(러셀 크로우)를 만나게 되고 그와 함께 길을 떠납니다. 그 과정에서 해리가 벌이는 살인 행각 등에 치를 떨며 다시 집으로 돌아오지만 엄마는 더 이상 그를 반기지 않습니다. 다시 길을 떠나는 네드(조지 맥케이)는 20살이 다 되어서 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하지만 이번엔 훌쩍 커버린 동생들이 사고를 치고 그 사고를 빌미로 경찰 알렉스에게 갖은 협박을 받게 됩니다. 이를 계기로 네드는 굴복하지 않고 자신들의 조직을 만들어 그들에게 저항하기 시작합니다.

19세기 호주에서 있었던 일과 인물을 그대로 가져온 작품입니다. 제목처럼 네드 켈리라는 인물이 정부의 저항하고 조직을 만드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습니다. 가장 재밌는 설정은 원피스 드레스를 입고 싸움을 한다는 것인데 남성이 그런 차림을 입고 덤빈다면 상대방이 좀 더 공포스러워한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입니다. 아일랜드인들만의 전통인지는 모르겠지만 흥미로운 설정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그리스 비극적인 색채가 어느 정도 들어가 있는 작품으로 보입니다. 네드와 엄마와의 관계도 일반적인 느낌은 아니고 엄마 캐릭터 자체에서 풍기는 이미지도 그러합니다. 또한 이주민의 이야기가 이 작품의 중요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현재도 유럽에서 가장 이슈인 것이 이주민 문제일 것인데요. 영화의 배경인 당시에도 아일랜드인의 이주문제와 영국인 간의 갈등이 엄청난 것으로 표현됩니다. 그래서 탄생된 인물이 네드 켈리이고요.

네드 켈리 역을 맡은 조지 맥케이는 <1917>에서도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극 전체를 이끌어나가고 있습니다. 니콜라스 홀트와의 갈등 상황도 끝까지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분량이 많지 않지만 러셀 크로우의 카리스마는 여전하더라고요. 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은 엄마 역을 맡은 에시 데이비스였습니다. 저스틴 커젤 감독의 전작에도 출연했고 작년에 개봉했던 <베이비티스>에서도 봤던 배우였는데 <켈리 갱>에서는 주인공의 캐릭터가 변화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해주는 인물입니다. 악역이라고 볼 순 없지만 중요한 배역 중 하나를 훌륭히 연기해냈습니다.

<켈리 갱>은 잘 알지 못했던 호주 이민 역사에 중요한 사건이자 인물로 기록되는 네드 켈리에 대한 작품이었습니다. 엔딩에 시간이 흘러 그에 대한 사건을 연설하는 장면이 있는데 역시 역사는 살아남은 자 혹은 승리자의 편향한 기억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