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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를 연출했던 박홍민 감독이 신작 <그대 너머에>는 한 영화감독이 과거의 연인과 그녀의 딸의 관계를 통한 기억을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알츠하이머의 걸린 엄마 인숙(오민애)의 딸 지연(윤혜리)은 어느 날 경호(김권후)를 만납니다. 인숙의 일기 속엔 경호만 있습니다. 딸 지연은 자신이 아니라 경호만을 기억하는 엄마의 모습이 궁금해 그를 찾은 것이죠. 혹시나 자신의 아빠일수도 있다는 생각으로요. 사실인지 거짓인지 모르겠지만 경호는 강력히 부인을 합니다. 그리고 얼마 지난 지 않아 작은 공원에서 경호는 인숙을 다시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까지 이야기는 갑자기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경호의 모습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리고 친한 영화제작자 선배에게 시나리오를 보여주기까지 하고요.
판타지적인 요소가 강한 드라마입니다. 기존 상업영화만 보신 분들이라면 아마 적응하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친절한 연출도 아닙니다. 능동적인 관람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 관계와 기억이라는 키워드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세 인물의 관계에 대한 진실도 중요하지만 서로를 어떻게 기억하는지가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영화는 2시간 내내 고정된 카메라가 없이 핸드헬드로 촬영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원씬 원컷으로 촬영과 편집이 되어있습니다. 대부분의 촬영이 로케이션 촬영인데 동선을 설정하는데 꽤나 애를 먹었을 것 같더라고요. 전작 <혼자>에서도 서울 구석구석에 있는 골목길과 가파른 계단 장면이 많았는데 이번 작품에도 그러합니다. 특히나 좁은 골목에서 펼쳐지는 추격 장면(?)은 꽤 흥미로웠습니다.
전작의 기운과 색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연출을 보인 박홍민 감독의 <그대 너머에>는 예술영화로서의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전작인 <혼자>만큼의 작게나마 존재했던 상업적 예술로서의 가치는 좀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들보다는 마니아층엔 충분히 소구할 수 있는 작품임에 분명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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