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포럼 입니다.

로버트 맥호이안 감독이 연출한 <킬링 오브 투 러버스>는 별거 중인 한 부부가 다시 좋은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데이빗은 니키와 아이들을 지근거리에 두고 별거 상태입니다. 데이빗은 19살에 니키와 결혼을 한 후 홀아버지와 함께 살게 됩니다. 니키에겐 새로운 연인 데릭이 있고, 데이빗은 이를 인정합니다. 하지만 겉으로만 인정할 뿐 데이빗은 니키와 아이들과의 재결합을 꿈꾸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과거 어떤 일이 있어 별거 중인지를 정확히 표현하고 있지 않지만 아이들 특히 큰 딸은 부모가 재결합을 적극 희망하고 데릭의 존재를 거부합니다.

오프닝 장면부터 굉장히 충격적인 이 작품은 데이빗의 이유 액션이 더 흥미로웠습니다. 니키와 데릭이 자신이 쓰던 침대에 나란히 누워있는 잠을 자는데 그들에게 총을 겨누다가 집을 뛰쳐나갑니다. 그리고 휑한 도로를 얼마 뛰지 않고 다른 집 앞에 섭니다. 그 곳이 바로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는 집입니다. 뛰어서 1분 남짓 한 곳에 아내와 아이들의 집이 있는데 그 침실에 다른 남자와 누워있는 아내를 본 데이빗은 이미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에 동의한 상태라고 하지만 스스로 인정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 오프닝 시퀀스가 인상적인 것은 실제로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데 엄청난 긴장감을 준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풀샷과 클로즈업의 유연한 편집과 동시에 사운드 편집에 있습니다. 특히 기괴한 사운드는 데이빗의 심리 상태가 급변할 때마다 등장하는데 마치 공포영화에서 효과적인 사운드를 쓰는 방식으로 사용됩니다.

기술적인 완성도와 더불어 이야기적인 측면에서도 인상 깊은 작품이었습니다. 부부의 관계를 소재로 한 작품들은 많았지만 이 부부처럼 관계에 대한 고민과 그 깊이를 다룬 작품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데이빗은 마을에서 잘 알고 지내고 자신에게 일을 주는 노부인에게 떠난 영감님을 사랑했냐고 묻습니다. 그러자 노부인은 '결국 사랑은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합니다.

이 후 영화는 데이빗과 니키가 등장할 때마다 '존중'이라는 단어가 계속 떠오릅니다. 존중 할 때와 그러지 못할 때의 그들의 관계와 입장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서서히 드라마의 긴장감이 올라갈 때 이를 해소하는 방법에 대해선 적극 동의할 순 없지만 엔딩에서 보이는 이 가족의 모습은 희망으로 보이지만 그 끝이 과연 희망인지 절망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 모두의 인생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