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니 빌뇌브 감독이 연출한 <듄>은 너무나 유명한 프랭크 허버트의 동명소설이 원작이고 데이빗 린치가 1984년에 이미 만들어진 바가 있던 작품입니다.

한 줄의 잠언으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10191년이라는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한 작품입니다.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후계자인 폴(티모시 샬라메)은 예지몽과 같은 꿈을 꾸게 되고 그 꿈속에서 한 소녀를 반복적으로 만나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대모가 폴을 찾아와 그가 우주를 구원한 인물인지를 판단을 하게 되고 마침 아트레이데스 가문은 황제의 명으로 신성한 환각제인 스파이스가 생산되는 아리키스 행성으로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스파이스를 노리는 하코넨이 그들에게 공격을 퍼붓기 시작합니다.

거대한 이 스페이스 오페라는 지금은 나약해 보이는 소년이 이 우주를 이끌고 평화를 방해하는 인물들을 어떻게 막아내는지 보여줍니다. 물론 파트 1이라는 본격적인 전쟁은 아직 벌어지지 않습니다. 이번 작품은 폴의 꿈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현실로서 만나게 되는 것까지 전개가 됩니다.

워낙 많은 의미와 은유가 숨어있는 작품이라 많은 해석들이 가능한 작품입니다. 그래서 혹여 어렵게 느낄 수도 있는 작품이라는 선입견을 가질 수 있는 작품이지만 예상보다도 훨씬 더 대중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이야기는 그리스 비극이나 탄생 신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폴과 어머니의 관계도 그렇고 어머니가 '보이스'라는 능력이 있는 것도 이런 맥락과 함께 하는 것 같습니다.

비주얼적으론 감독의 전작인 <컨택트>가 떠오르는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공간이 사막으로 바뀌긴 했지만 각종 우주선의 디자인이나 스펙터클을 만드는 연출에서 흡사한 장면들이 꽤나 있더라고요. 그리고 가장 인상적인 비주얼은 역시나 일명 '벌레'의 첫 등장이었습니다. 모래 속에서 숨어 이동하다가 무언가를 삼키는 이미지와 더불어 폴과의 일대일 대면에서도 엄청난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배우적인 측면에서 폴 역할의 티모시 샬라메는 이보다도 적역이 없는 것 같습니다. 대체자가 거의 떠오르지가 않더라고요. 사실 첫 장면에서 어머니로 등장하는 레베카 퍼거슨을 보고 미스 캐스팅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영화 후반부로 가면서 모자 관계가 일반적이지 않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지 나중엔 퍼거슨의 캐스팅도 어느 정도 수긍이 갔습니다.

한스 짐머가 맡은 음악은 역시나 자신의 장점인 베이스 사운드 강한 음악으로 극의 긴장감을 더욱 더 크게 만들어주고 있는데 <시카리오>의 멕시코 장면에서 깔리는 사운드와 같은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데 큰 몫을 음악이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음악이기보다는 음악을 마치 사운드 효과처럼 사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크리스나이프, 프레멘, 리산 알 가입 등 수많은 해석할거리가 많은 이 작품이 과연 어떻게 이야기를 다음 작품에서 풀어낼지 궁금합니다. 사막이 배경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연출과 이야기자체가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라비아의 로렌스>와 같은 클래식한 걸작이 또 한 편 탄생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든 작품이었습니다. 역시 드니 빌뢰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