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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감독이 연출한 <유랑의 달>은 만천하에 공개된 유괴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15년 만에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식당에서 일을 하는 20대 여성 사라사(히로세 스즈)는 안정적인 경제력과 더불어 자신을 사랑해주는 남친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직장 동료들도 그녀를 부러워합니다. 게다가 그녀가 어렸을 때 유괴당한 사건의 피해자라서 동료들은 그녀를 안타까워하면서 동시에 응원도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직장 동료와 함께 우연히 방문한 카페에서 15년 전 유괴사건의 가해자였던 후미(마츠자카 토리)를 목격합니다. 후미는 사라사를 못 알아봅니다.
사라사는 후미를 보는 순간 15년 전 기억이 떠오르게 됩니다. 사실 유괴사건으로 알려졌던 일은 사라사가 집에서 어떠한 학대를 당해 가출한 뒤 스스로 후미의 집에서 지냈던 것인데 이 말을 이 세상 사람들은 아무도 믿어주지 않습니다. 사라사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10살 소녀 기억엔 후미가 있었습니다.
재일동포 출신의 이상일 감독은 이번에도 아주 논쟁적인 소재의 작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소애성애자 남성과 피해자라고 지칭되는 소녀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 작품은 믿음에 대한 언급과 진정한 '사랑'은 무언인가에 대한 고찰을 하고 있습니다. 자식을 버린 어미보다 오히려 세상에서 정해놓은 기준에 벗어난 사랑이 진정 타인을 위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감독은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엔딩 부분에 후미의 치부를 드러내는 장면이 있음에도 이를 쉽게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두 배우의 연기가 좋은 작품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히로세 스즈의 아역을 맡은 아이의 연기가 너무 놀라웠습니다. 이 미묘한 관계에서 오는 아이의 표정이 많은 것을 설명해주더라고요. 연출적으론 자칫 위험할 수 있는 부분이 아역 배우가 훌륭히 메워주고 있습니다.
해피엔딩인지 새드엔징인지 잘 모르겠는 이 작품은 관객의 호불호가 굉장히 나뉠 작품으로 보입니다. 다른 작품에서도 언제나 논쟁적인 소재를 다루어 온 감독답게 이 작품은 과연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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