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 아테프 감독이 연출한 <안녕, 소중한 사람>은 희귀병으로 인해 시한부 인생을 살고 한 여성과 그의 남편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희귀병을 앓고 있는 엘렌(비키 크립스)은 모든 일을 중단한 채 치료에도 집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녀에겐 지극정성인 남편 마티유(가스파르 울리엘)이 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과하게 엘렌을 신경 쓰는 친구들에 오히려 불편함을 느낀 엘렌은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올 정도로 정신적으로도 힘든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이것은 남편인 마티유에게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고요.

그러던 어느 날, 엘렌은 자신과 똑같은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블로거를 발견하고 그와 적극적인 소통을 하게 됩니다. 미스터라고 칭하는 그와의 대화를 한참 나누다가 그가 머물고 있는 노르웨이에서 살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 엘렌은 마티유에게 이를 전달하고 홀로 기차를 타고 노르웨이의 한적한 마을로 들어갑니다. 블로거의 사진과는 달리 70세의 가까워 보이는 미스터와 같은 집에서 살면서 피요르드와 더불어 멋진 자연경관의 흠뻑 취해 사는 엘렌이지만 물리적인 고통은 여전합니다. 하지만 더 이상 치료를 거부하는 엘렌을 그저 바라보기만 할 수 없는 마티유는 노르웨이로 그녀를 만나러 옵니다.

근 몇 년간 지속되고 있는 논쟁이 바로 이주민 문제와 일명 웰다잉 혹은 스스로 선택하는 안락사에 관한 문제일 것입니다. 후자를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같은 운명에 처해 있는 사람과의 동질감과 더불어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기 힘든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모든 것에 대한 선택은 스스로 해야 하지만 남겨진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고려해야하는지 참 어려운 숙제입니다. 제 3자로서 이를 판단하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지만 감독은 한 쪽 방향에 서서 마무리를 합니다.

장 뤽 고다르와 이미 안락사를 선택한 알랭 드롱 등을 보면 유럽에선 어느 정도 이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 법적으론 스위스에서만 시행되는 것으로 아는 데 점점 더 넓혀질 것 같습니다. 여전히 이 화두는 치열하게 논쟁 중이고 아주 오랫동안 치열한 쟁점으로 남겨질 것 같습니다. 감독은 이 쟁점에서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하고 엔딩에서 그 모습을 확실히 보여줬습니다. 그녀의 다른 작품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한 번 찾아봐야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