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한 1982년 작 <이티>는 오랫동안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켜낸 그의 대표작 중 한 작품이자 현재 자신의 회사의 엠블럼이 된 이미지가 중요한 게 쓰인 작품이기도 합니다.

한 조용한 시골 마을에 우주선이 나타납니다. 우주선에 내린 외계인들은 지구의 각종 표본들을 채취하고 떠나려는데 인간이 갑자기 나타나자 서둘러 우주선을 타고 떠납니다. 그런데 그 중 한 외계인이 우주선에 타지 못 하고 숲속에 숨어버립니다.

한편 형과 형 친구들과 같이 어울리지 못하고 심부름만 하는 엘리엇은 배달 온 피자를 받으러 나갔다가 창고에서 이상한 소리를 듣고 형들을 부르지만 이상한 소리의 정체는 이미 사라지고 맙니다. 하지만 다음 날, 다시 그 소리의 정체를 발견한 엘리엇은 그 정체가 외계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놀라지만 그를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집으로 데리고 옵니다.

다음 날, 엄살을 부리며 등교를 하지 않고 외계인에게 이티라는 이름을 붙어주는 엘리엇. 형과 귀여운 여동생에게 이티의 정체를 들키게 되지만 넷은 친한 친구가 됩니다. 하지만 이티는 자신의 가족이 있는 고향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엘리엇은 이를 돕기 위해 이티의 고향과 통신을 할 수 있는 기계를 이티가 만들 수 있게 도와줍니다.

여전히 스필버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이 작품은 가족의 분열을 한 외계인의 등장으로 채워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주인공 엘리엇과 그의 가족들은 아버지의 부재 때문에 말다툼이 생기고 이는 부모와 자식 사이의 간극에 대한 이유가 됩니다. 내러티브에서 스필버그는 자신의 작은 개인사를 녹여내고 있지만 사실 <이티>의 가장 핵심적인 주제와 모티브는 엘리엇과 이티의 우정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바로 '이별'입니다. 잘 보내주는 방식과 더불어 이를 통한 아이의 성장이 관객들을 감동시키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젠 너무나 유명한 하늘을 나는 자전거 장면은 존 윌리엄스의 음악과 더불어 큰 화면에서 보니 더욱 더 감동적이더라고요. 몇 년 개봉했을 때도 비슷한 정서가 느껴졌는데 미야자키 하야오에게 히사이지 조, 세르지오 레오네에게 엔니오 모리꼬네가 있다면 스필버그에게 존 윌리엄스가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언제나 느끼지만 스필버그 영화의 정서의 큰 부분을 존 윌리엄스가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앞으로 스필버그의 작품을 얼마나 더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파벨만스>처럼 과거의 <이티><미지와의 조우>의 가족이야기를 좀 더 다루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