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들리 쿠퍼 감독이 연출한 <마에스트로 번스타인>은 미국을 대표하는 지휘자인 레너드 번스타인의 일대기와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20대의 번스타인(브래들리 쿠퍼)은 뉴욕필하모니 오케스트라에서 데뷔를 합니다. 공연장에서 잠을 자고 있던 그는 상임 지휘자가 지휘를 맞지 못하자 대타로 데뷔를 하게 되는 거죠. 꿈에 그리던 데뷔를 하게 된 번스타인은 얼마 지나지 않아 연인이 되는 펠리시아(캐리 멀리건)을 만나게 됩니다. 몇 번의 만남의 둘은 급속하게 가까워지고 결혼에 까지 이르게 됩니다.

대외적으로 평안하고 행복해 보이는 번스타인 부부는 사실 번스타인의 외도에 펠리시아가 힘들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번스타인은 결혼 전 동성을 가까이 하는 정체성을 갖고 있었습니다. 20대 때 공연장에서도 동성과 같은 침대를 쓰고 있었습니다. 현재의 펠리시아는 어떻게든 이를 해결해보려고 하지만 남편의 명성 등등의 이유로 그러지 못합니다.

<스타 이즈 본> 이후 다시 연출로 돌아온 브래들리 쿠퍼는 넷플릭스를 통해 신작을 발표했습니다. 넷플릭스 오픈 전 극장에서 먼저 만나 보게 되었는데요. 예상과는 다른 전개에 살짝 당황했습니다. 세계적인 지휘자였던 번스타인의 몰랐던 이야기를 알 수 있었지만 그의 업적이나 음악적 성취엔 감독은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이더라고요. 영화는 노아 바움백의 <결혼이야기>와 대니 보일이 만든 <스티브 잡스>를 섞어 만든 느낌이 들었습니다. 소재는 결혼이고 분야의 대표가 되는 업적을 남은 인물의 사생활을 깊게 들여다보는 작품이 <마에스트로 번스타인>입니다.

영화의 구성은 홀로 남겨진 노년의 번스타인으로 시작해 뉴욕필의 데뷔와 펠리시아의 만남으로 연결되는 회상이 교차로 보입니다. 회상장면은 대부분 흑백처리 되어있고 노년의 모습은 컬러로 표현됩니다. 구성에 있어선 납득이 가면서 흥미로운 점이 있었지만 영화적 재미와 동시에 감정이입은 크게 되지 않더라고요. <보헤미안 랩소디>처럼 캐릭터의 정체성에 대한 고찰이 별로 느껴지지 않고 겉도는 느낌이 강하게 들더라고요. 차라리 주인공이 펠리시아로 설정되어 이야기를 풀어나갔다면 훨씬 흥미로운 전개가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개된 현재까지 전문가 평들은 굉장히 좋던데 개인적으로 <스타 이즈 본>의 대중성엔 많이 밀립니다.(물론 이 작품은 검증된 리메이크작이긴 하지만) 물론 연출적인 역량을 뽐내기엔 이번 작품이 훨씬 어울리지만 과연 넷플릭스 공개 후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과연 브래들리 쿠퍼가 차세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될지도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