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기로디 감독이 연출한 <노바디즈 히어로>는 프랑스의 한 도시에서 벌어지는 한 남자와 그의 도움을 받는 아랍계 소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메데릭은 조깅을 하던 도중 성노동자인 이사도라에게 첫 눈에 빠집니다. 자신보다 20살 이상 많아 보이는 여성에게 구애에 성공한 메데릭은 호텔에서 만나 사랑을 나눕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뉴스에서 테러소식이 들려오고 이사도라는 멈추려고 하지만 메데릭은 멈추지 않죠. 결국 포주가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와 이사도라를 데리고 나갑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건 메데릭은 그녀를 진정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돈을 주고 하진 못하겠다고 하고 실제로 돈을 주지도 않았죠. 그런데 포주는 그 사실을 몰라 화대라고 생각하는 금액을 메데릭에게 돌려줍니다.

아무튼 집으로 돌아온 메데릭은 집 앞 대문에서 한 아랍계 소년을 발견합니다. 다른 곳으로 가라고 하지만 이내 메데릭은 소년에게 덮을 것과 약간의 음식을 제공하고 내일은 다른 곳으로 가라고 합니다. 하지만 갈 곳이 없는 소년은 다시 메데릭 집으로 오게 되고 소년을 놓고 다른 주민들과 토론이 벌어집니다. 얼마 전 인근에서 테러도 있었기 때문에 좀 더 민감한 상황이죠. 강경파, 온견파로 나뉘었지만 메데릭은 소년을 집에서 재우게 됩니다. 하루가 이틀이 됩니다. 소년은 또 다른 집단에게 쫓기게 되는데 이를 계기로 주민들과 큰 다툼이 벌어집니다.

<호수의 이방인>이라는 충격적인 소재와 비주얼을 보여줬던 알랭 기로디는 이번 작품에선 조금 마일드 해지긴 했지만 프랑스의 사회적 문제를 정면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민자 문제와 테러를 통해 현재 프랑스 사회의 단면을 보여줌과 동시에 섹스중독자인 성노동자 그리고 그녀에게 폭행을 하면서 사랑한다는 남편의 모습을 함께 보여줍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메데릭은 일종의 관찰자이기도 하지만 신중하게 생각하는 행동가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사도라에겐 굉장히 적극적으로 액션을 취하긴 합니다.

묘사에 대해 (특히 성적인 묘사)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알랭 기로디는 <호수의 이방인>과는 달리 조금은 유머스럽고 가벼운 톤으로 연출을 하고 있습니다. 이 유머는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다양한 캐릭터의 충돌에서도 잘 보여줌과 동시에 유머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상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울국제프라이드 영화제에서 처음 봤던 <호수의 이방인>이 여전히 큰 충격으로 머릿속에 남아있는데 <노바디즈 히어로> 또한 다른 의미로 오래 기억에 남을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