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연출한 <플라워 킬링 문>은 거대한 부를 가지게 된 한 부족을 백인들이 어떻게 착취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얼마 전 제대를 한 어니(레오나드로 디카프리오)는 삼촌 윌(로버트 드 니로)이 거주하는 오세이족 지역으로 향합니다. 윌은 어니에게 일자를 주고 심지어 오세이족 여성과 잘해보라는 충고를 합니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오세이족 여성 몰리(릴리 글래드스톤)의 운전수로 일한 어니는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순수한 사랑이지만 윌은 백인과 오세이족을 결혼시켜 그들의 재산을 빼앗으려는 심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오세이족은 원래 지냈던 땅을 백인에게 빼앗기고 쫓겨난 이곳에서 유전이 터지게 되어 현재의 부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미 전에 백인에게 당한 것이 있어 그들을 경계하지만 공존을 생각하고 윌과 같은 인물들이 두 인종의 관계를 유연하게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연과 동시에 지병을 갖고 있는 몰리의 가족들이 하나 둘씩 우연과 필연으로 죽어갑니다. 몰리 또한 선천적인 당뇨를 앓고 있는데 어니는 그녀를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윌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어렵게 구한 인슐린을 그녀에게 투약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뮌헨><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등을 쓴 에릭 로스가 참여한 작품입니다. 이미 <갱스 오브 뉴욕><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등에서 미국 자본주의와 백인 우월주의를 강하게 비판한 마틴 스콜세지는 이번 작품에선 미국과 백인이 어떤 방법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지를 보여줍니다.

이야기적인 측면에서도 훌륭한 작품이지만 디카프리오의 인생 캐릭터가 될 만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뭔가 부족해 보이는 남자로 등장하는 그는 영화 후반부에 보이는 다층적인 캐릭터와 연기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두 번째 관람했을 때 그 부분이 좀 더 잘 보였는데 과연 디카프리오는 대배우가 맞더라고요. 또한 많지 않은 등장에도 마틴 스콜세지의 원조 페르소나인 로버트 드 니로는 스크린을 장악하는 면모를 이번에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작품의 발견이라고도 볼 수 있는 몰리 역의 릴리 글래드스톤의 연기도 너무나 좋았고요.

3시간 20분이라는 엄청난 러닝타임의 작품이지만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이야기의 짜임새가 좋습니다. 특히나 마지막 10분(감독이 직접 등장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주제를 함축한 시퀀스인데 정말 인상적입니다. 그리고 감독이 직접 낭독하는 그 연설은 모두를 반성케하는 문장이었습니다. 마틴 스콜세지의 연출적 특징(다큐멘터리 몽타쥬)등도 고스란히 담겨진 걸작으로 기억될 작품이 바로 <플라워 킬링 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