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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8천억 전 재산 기부를 약속한 것으로 세간의 입에 더 많이 오르내리는 기부천사가 됐지만
훤칠한 키에 긴 코트를 입고 양손엔 권총을 들고 입에는 성냥개비를 물고 여심보단 남심을 더 많이 훔쳤던
홍콩영화 최고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주윤발.
이젠 긴 코트도 불을 뿜던 권총도 없지만 여전한 살인미소를 장착하고 그가 나타났다.
영화 원 모어 찬스는 그동안 주윤발이 보여주었던 영화와는 다르게 감동을 주는 가족 이야기다.
몰락한 도박꾼 광휘가 갑자기 나타난 자신도 몰랐던 아들과 한달 동거를 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원 모어 찬스.
예전 주윤발이 주연했던 도박영화 도신의 잔상 때문일까 원 모어 찬스의 시놉시스를 들었을 때
어쩌면 도신의 스핀오프 내지 시퀄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지만 뚜껑을 열어 본 영화 속 광휘는 그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경쾌한 리듬으로 전개되는 영화에 그 역시 유쾌한 연기를 보여준다.
그러나 다소 진부해 보이는 스토리 때문에 처음부터 결말이 보이는 구조는 아닐지 걱정이 됐다.
그리고 일종의 클리셰처럼 느껴지는 장면들이 펼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뻔한 전개 속에서도 노장의 주윤발의
열연은 영화를 뻔하게 만들지 않았다. 예측 가능한 플롯의 전개 속에서도 영화는 결말을 향한 에너지들을 하나씩
응축시켜나아가고 그 에너지들은 시작부터 눈치챌 수 있었던 후반의 전개에 더욱 무게를 실어 눈물샘을 자극한다.
알고도 당한 느낌이다. 가족이라는 코드는 이렇듯 만능열쇠 같다.
영화를 보면서 주윤발이라는 배우의 나이를 잠시 잊었었다.
70을 바라보는 배우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극중 배역을 소화해냈다. 그에게서 시작해서 그에게서 끝난
영화 원 모어 찬스는 어쩌면 그 제목 처럼 그에게 다시 찾아온 기회는 아닐까?
#이 리뷰는 본인의 네이버 블로그에도 함께 게시된 내용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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