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마리 헬렌더 감독이 연출한 <시수>는 금광을 찾은 한 남자가 나치부대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2차 세계대전 말미, 핀란드의 한 허허벌판에서 말, 강아지 한 마리를 친구로 두고 홀로 금을 찾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말 한마디도 하지 않고 금을 찾는데 만 열중하다 드디어 어마무시한 양의 금광을 찾게 됩니다. 채굴을 한 그 남자는 금을 팔기 위해 도시로 떠나던 중 탱크를 이끌고 자신의 방향으로 오는 나치부대를 마주치게 됩니다. 이미 그들은 도시를 폐허로 만들고 수많은 사람들을 학살했습니다.

이 의문의 남자도 그냥 보내줄리 없는 나치들은 그가 심지어 금까지 갖고 있는 것을 보고 놔둘 수가 없게 됩니다. 금을 뺏고 그를 죽이려고 하는 순간 그 남자는 순간에 3명의 나치를 해치웁니다. 다시 길을 떠나려는 그 앞에 아까 지나쳤던 탱크를 앞세운 부대가 그를 포격하고 결국 그는 교수형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이 전설적인 남자는 불사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만큼 쉽게 죽지 않고 일어나 자신의 금을 뺏어간 나치부대를 홀로 찾아가 다시 금을 되찾아오려고 합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남자는 그야말로 판타지물에 등장하는 먼치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쟁 때 가족을 잃은 핀란드 특수부대 에이스로 설정된 그는 자신의 가족을 죽인 러시아군을 홀로 복수하러 가는데 무려 300명 이상을 죽였다고 합니다. 영화 속에서 인질로 잡힌 여성들은 그 남자를 전설로 부르죠. <범죄도시>의 마석도나 <노바디>의 주인공 혹은 애니메이션 <원펀맨>의 주인공처럼 현실적이진 않지만 뭔가 용솟음치는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바로 <시수>입니다. 게다가 상대가 나치라면 더욱 더 그런 감정이 들 것 같네요.

영화 속 그는 90분 동안 전혀 한 마디(아니 딱 한마디 합니다. 금을 찾는 순간의 한 마디)도 안 하다가 엔딩 쇼트에서 딱 한마디 하는데 그 대사가 개인적으론 너무 웃기더라고요. 아무튼 전혀 유머 없이 진행되는 이 이야기는 다른 건 몰라도 앞서 언급한 작품들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무조건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으로 보입니다. 유명 배우가 등장하진 않지만 낯선 공간인 핀란드의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펼쳐지는 피의 향연이 궁금하신 분들에겐 강추하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