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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은미 감독이 연출한 <믿을 수 있는 사람>은 타지에서 관광가이드를 하며 안락한 삶을 꿈꾸는 한 여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한영(이설)은 얼마 전 관광통역 안내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중국 관광객을 상대로 가이드를 시작한 한영은 선배들의 멘트를 메모해가며 열심히 일에 적응합니다. 어느 정도 안정된 삶을 꿈꿨지만 동생이 갑자기 사라지고 절친인 정미마저 서울 떠난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때마침 한영이 중국에 있을 때 중국어 가르쳐줬던 친한 동생이 서울로 왔지만 그녀도 곧 사라져버립니다.
사실 한영은 탈북민입니다. 남동생과 둘만 내려왔습니다. 그래서 번 돈의 일부를 브로커를 통해 어머니께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동생은 고향을 그리워하며 다시 북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안락한 삶을 꿈꾸는 그녀에겐 고난이 오히려 하나둘씩 다가오는데 결정타는 바로 사드 배치 문제입니다. 이 문제 때문에 중국 관광객이 뚝 끊기고 그녀는 어렵게 딴 자격증이 무용지물이 되고 말죠. 결국 한영은 다른 일을 찾게 됩니다.
단편 <대자보>를 통해 먼저 알게 된 곽은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믿을 수 있는 사람>은 탈북민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는 작품이지만 낯선 공간에 사는 이방인의 삶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공통분모가 있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나는 그녀가 과연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영화에선 고용자들이 굳이 '탈북민'이라는 말을 언급하며 한영의 현재 상태를 상기시키며 아픔을 줍니다.
이설 배우의 존재감이 굉장한 작품입니다. 최근 <D.P>나 <썬더버드>같은 작품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설 배우는 이전 작품에서도 탈북민을 연기한 적이 있는 걸로 기억하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이방인의 모습을 잘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수십 년을 살아온 공간에서도 인간은 여러 가지 고난을 겪고 사는데 하물며 이방인이 정착하고 안정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쉽지 않다는 것을 보내준 이 작품은 결국 인간은 인간으로 인해 살아간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보여준 작품이었습니다.
p.s <대자보>의 주인공인 윤혜리 배우가 카메오로 등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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