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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실 보그트 감독이 연출한 <이노센트>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어떻게 관계를 맺고 분노를 견뎌내는지를 보여주는 노르웨이산 작품입니다.
이다와 안나 자매는 부모님과 함께 새로운 아파트로 이사를 오게 됩니다. 언니 이다는 자폐를 안고 살아가는데 엄마가 바쁘실 땐 동생 안나가 언니와 함께 놀아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안나가 10살도 되지 않은 어린아이일 뿐 새로 만나 벤자민과 함께 놀기 위해 이다를 놀이터에 방치해 둔 채 사라집니다.
다행히 돌아온 길에 이다 옆엔 아이샤라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녀는 이다의 맘을 읽고 심지어 말을 거의 하지 못하는 이다의 입을 열게도 만들죠. 네 명의 아이는 친한 친구가 되지만 어떤 오해를 통해 틈이 생기고 특히 사람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벤자민은 분노가 차오르게 되면서 사고를 치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의 정치학 혹은 관계학이라는 거창한 말을 가져오지 않더라도 이런 소재의 작품들을 훌륭하게 만든 영화들이 꽤나 있어왔습니다. 윤가은 감독의 <우리들>이나 토마스 빈터베르그이 <더 헌트>에서 아이의 순수성에 대한 아이러니 등이 좋은 예가 될 것 같습니다. <이노센트>는 제목과는 전혀 다른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게다가 그 중 한 명은 사람을 해할 수도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죠. 그 능력 때문에 긴장감이 커지는 건 사실이지만 감독은 이걸 전면으로 내세우진 않습니다. 그 보다 아이들 간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하고 틀어지는지를 보여주는데 좀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세계를 어른들의 관점과 시점으로 보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설정일 수 있지만 <우리들>처럼 그 관계의 깊이성 까진 이 작품이 도달 못 했더라도 장르적 재미는 좀 더 느낄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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