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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선 감독이 연출한 <잠>은 수면 장애를 앓고 있는 남편과 그를 케어해주는 아내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미스터리물입니다.
신혼부부인 현수(이선균)와 수진(정유미). 어느 날 현수는 잠꼬대로 '누가 들어왔어'라는 말을 남긴 채 다시 잠이 드는데 그 모습을 수진은 목격하게 됩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 아랫집에 새로 이사를 왔다는 여성이 밤에 조금 조용해달라는 말을 전하게 됩니다. 수진의 입장에선 조금 억울한 상황이었지만 현수의 그 날 밤 행동을 보고 상황을 이해하게 됩니다.
현수와 수진은 수면 클리닉을 찾아 병을 치료해보려고 합니다. 여러 가지 규칙들을 지켜가며 지내지만 곧 태어날 아기 때문에 현수는 집 근처 고시원에서도 지내보려고 합니다. 하지만 수진의 만류에 의해 결국 함께 하게 되죠. 다행히 출산을 무사히 마치고 친정어머니의 집에서 조리를 끝낸 후 집으로 돌아온 수진은 엄마의 조언에 따라 무당을 집으로 들여 현수의 상태와 집의 상태를 확인합니다. 이런 미신에 전혀 믿음이 없었던 수진은 뭔가 효과가 있는 것을 보고 난 뒤 심할 정도로 미신에 집착하게 됩니다.
영화는 보란 듯이 1,2,3장으로 구성되어있다는 것을 자막으로 보여줍니다. 고전적인 구성의 이 작품은 불편한 소재이지만 관객들이 이해하기 어렵지 않게 이야기의 흐름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각각의 캐릭터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도 흥미롭고 보여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르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인 익숙함이 신선함에 대한 갈증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수많은 동서양의 오컬트 영화의 공식 안에서 이 작품도 만들어졌습니다. 그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뭔가 좀 더 신선한 결말이 있지 않을까라는 혼자만의 기대감 때문인지 몰라도 후반부가 조금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예를 들면 <로즈마리 베이비>나 <유전>과 같은 결말이요.
하지만 몇 년 동안 여름 시즌 만들어진 공포 미스터리물 중에선 몇 손가락 안에 꼽힐 작품으로 생각됩니다. 올해만 봐도 만족스러운 공포물이 하나도 없을 정도이니까요. 봉준호 감독의 조연출 출신이라는 점과 봉준호 감독의 긍정적인 멘트가 흥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장르를 좋아하시는 관객이라면 한 번 볼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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