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맥스는 액션영화이고 대부분의 사람들로부터 액션 영화로서는 제대로 평가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몇몇 분들은 이 영화의 단순한 스토리를 이유로 팝콘 무비 정도로 평가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매드맥스는 액션 말고는 별 의미 없는 영화인가?
제 생각에는 세기말적 분위기의 영화의 진짜 매력은 스토리에 있다고 봅니다.
이 영화도 단순하지만 매력적인 스토리가 있습니다.
영화 속 캐릭터들이 각각 개성이 뛰어나고 군더더기가 없어서 캐릭터만 살펴 봐도 이 영화의 스토리를 바로 이해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스스로 신이 된 절대자 이모탄은 물과 오일을 독점하고 그것을 매개로 피지배자들을 다스립니다.
이모탄은 피지배자들에게 물에 중독되지 말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피지배자들을 더욱 더 물에 집착하게 만들고 조금 부족할 정도의 제공으로 그들이 딴 생각을 못하게 막는 겁니다.
민주주의가 정착하지 못한 국가들의 모든 독재자들이 국민을 지배하는 방식입니다.
이 지배의 가장 큰 피해자가 눅스입니다. 눅스는 암의 고통을 겪고 죽음을 앞 두고 있으며 절대자 이모탄을 신으로 숭배하고 그를 위해 죽는다면 천국에 갈 거라고 생각하는 평범한 워보이 중의 하나였습니다.
눅스는 나중에 빨간 머리 여인의 따뜻한 마음에 감화되어 그녀들을 위해 싸우다가 끝내 자신을 희생하기까지 합니다. 마지막 순간에 빨간 머리 여인을 향해 자신을 기억해 달라고 말합니다.
눅스를 구원한건 이모탄이 아니라 스스로를 희생하며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킨 눅스 자신이었습니다.
대부분의 피지배인들과 달리 이모탄의 여인들은 상대적으로 풍요를 누렸을 겁니다. 일방적인 사랑?도 받았을 테고요.
사람은 죽음의 위기에 처하거나 반대로 적절히 배가 채워지면 좋은 의미로 딴 생각을 가지게 되어 있습니다.
이 여인들이 그런 사람들이고 여기에 스플렌디드라는 운동가 혹은 선동가에 의해 여인들은 자유를 갈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소수의 깨어 있는 자들에게 실질적인 자유를 얻는 방법을 제시하고 이끌어 주는게 퓨리오사라는 리더입니다.
사실상 퓨리오사가 주인공이고 영화를 이끌어 갑니다.
맥스는 이 영화의 스토리에서는 이방인이지만 퓨리오사가 한계에 부딪쳤을 때 바른 길을 제시하는 기독교 관념의 메시아나 선지자같은 존재라고 봅니다. (트라우마 환영에 고통 받고 그 환영으로 부터 메시지를 받고 선택된 자(퓨리오사)에게 바른 길을 제시하는 존재, 성경에서 보던 그런 존재입니다.)
결국 맥스 혹은 선지자의 도움을 받은 퓨리오사는 미지의 녹색 땅이 멀리 있는게 아니라 사실은 자신이 고통 받고 떠나야 했던 바로 그 곳(영화상 '홈')이었다는 걸 알게 되고 되돌아 갑니다.
여기서 퓨리오사와 여성들을 돕는 존재들이 또 있습니다. 퓨리오사와 재회한 노인들입니다.
그들은 녹색 땅을 일굴 수 있는 씨앗도 제공하고 자신들의 목숨을 버려 가며 후세대(여인들)을 돕습니다.
이 부분에서 우리나라의 상황, 세대간 갈등이 생각 나면서 울컥했습니다.
아이를 살리는건 어미이듯 청년들을 살릴 수 있는 건 어른들(선대)의 희생입니다.
영화는 퓨리오사와 여인들이 녹색의 땅이 될 원래의 곳('홈')으로 돌아 오며 끝납니다.
퓨리오사와 여인들이 씨앗을 틔우고 녹색 땅을 일굴지 아니면 또다른 이모탄이 탄생하여 예전으로 돌아갈 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녹색 땅은 멀리 미지의 곳에 있는 것이 아니며 누군가가 대신 만들어 주지도 않고 지금의 각박한 현실에서 자신들이 만들어 가는 것이란건 분명합니다.
영화가 끝나고 메시지를 담은 자막이 올라 옵니다.
그 자막을 보면서 이 노년의 감독이 영화를 대하는 자세가 누구보다 젊어 보여서 놀랐습니다.
이쯤 되면 이 영화는 매력적인 스토리의 선동 영화 아닌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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