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문 감독이 연출한 <드림팰리스>는 산업재해로 인해 남편을 잃은 두 여성이 엇갈린 선택으로 인한 갈등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산업재해의 진상규명 운동을 함께 해 온 혜정(김선영)과 수인(이윤지). 혜정은 사측과 합의를 하고 그 합의금으로 드림팰리스라는 아파트로 입주합니다. 하지만 입주 첫 날, 이사도 오기 전에 녹물이 나오는 것을 보고 분양사에게 수리를 요구하지만 이를 들어주지 않습니다. 아파트 주민회의에도 이를 건의하지만 집 값이 떨어질 수 있다고 그들도 이를 거부합니다.

그러던 와중 분양사에서 다른 입주자를 소개시켜주면 수리뿐만 아니라 커미션도 준다는 이야기를 들은 혜정은 자비를 들여 홍보 현수막과 찌라시를 제작합니다. 한편 수인은 산업재해을 일으킨 회사 아파트에 불은 질렀다는 혐의로 감옥에 가게 됩니다. 혜정은 비록 사이가 틀어졌지만 수인에게 면회를 가고 수인 아이들을 직접 돌봐줍니다.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혀있던 혜정의 모습을 안타까워했지만 수인은 다시 그녀에게 마음을 엽니다. 그리고 수인 또한 사측과 합의를 하고 혜정이 살고 있는 드림팰리스의 입주를 알아봅니다.

현실에서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이야기의 작품이라 더욱 더 리얼하게 다가오는 <드림팰리스>는 인간의 선의가 타인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질문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힌 혜정은 나름의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합의를 하고 새 둥지를 틀었던 것입니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고등학생 아들은 엄마 보단 농성장의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혜정은 속죄라는 의미보다는 자신과 똑같이 누군가를 잃은 처지의 수인을 진심으로 도와주려고 합니다. 하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의 입장은 깊이 고려하지 않아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복잡다단한 인간의 심리를 김선영 배우는 훌륭히 연기해내고 있습니다. <세 자매>등에서 엄청난 연기를 보여준 김선영 배우는 이 작품을 온전히 이끌어나가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할 정도로 많은 분량과 함께 이윤지 배우와의 케미스트리도 꽤나 좋습니다. 현존 40대 배우 중 염혜란 배우와 함께 가장 좋은 연기력을 보여주는 배우가 아닌가 싶습니다.

현실적인 이야기와 더불어 배우의 훌륭한 연기를 볼 수 있는 <드림팰리스>는 후반부에 어떤 사건 이후에 벌어지는 참담한 현실이 너무 가슴 아프게 다가옵니다. 등장하는 모두의 입장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주거의 공간이 돈벌이의 수단이 되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게 다가오는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