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연출한 1974년 작 <앨리스는 더 이상 여기에 살지 않는다>는 그의 초기작 중 한편이자 한 여성이 거친 미 남부 지역에서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폭력적인 남편과 4차원 아들 토미와 함께 사는 앨리스(엘렌 버스틴)는 두 남자 때문에 힘겨운 생활을 합니다. 그리고 그녀가 살고 있는 지역은 레드넥들이 득실거리는 지역이기도 하고요. 남편과 아들은 여느 때와 같이 서로 으르렁거렸던 어느 날, 앨리스는 남편의 사망소식을 듣게 됩니다. 남편에게 의존적인 삶을 살았던 그녀는 집을 내놓고 결국 피닉스로 토미와 함께 이사를 가게 됩니다.

피닉스에서 앨리스는 자신이 꿈꾸기도 했고 할 수 있는 일이 노래 부르는 것 밖에 없어서 바의 가수로서의 생활을 시작합니다. 그 곳의 손님 중 한 명 벤(하비 키이텔)이 그녀에게 반하고 둘은 연인사이로 발전합니다. 하지만 벤은 유부남이였고 그 또한 전 남편처럼 폭력적인 성향을 띈 남자였습니다. 결국 벤에서 도망가고 토미와 함께 다른 곳으로 떠납니다.

더 이상 가수로서의 꿈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희망이 없어진 앨리스는 웨이트리스로 일하게 됩니다. 그 곳에서 또 다른 남자가 접근해오지만 이젠 남자와의 관계를 이루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생깁니다. 또한 아들 토미에 대한 육아에서도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요.

앨런 버스틴에게 오스카를 안긴 작품이기도 한 <앨리스는 더 이상 여기에 살지 않는다>는 앨리스라는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일본영화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에서 마츠코 만큼의 일생을 살아오지 않았지만 앨리스도 나름 힘든 일생을 살아왔습니다. 그녀는 심지어 4차원인 아들도 함께 하고요. 앨리스를 비롯한 토미, 동료 웨이트리스 등의 캐릭터가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심지어 토미의 친구로 등장하는 아이 또한 어떤 영화에서도 볼 수 없는 괴짜이고요.

유독 핸드헬드가 많이 사용된 작품입니다. 특히나 집 안 등 제한된 공간에서 등장하는 액션 장면이나 폭력장면 등이 넓은 공간에서 펼치는 액션에 비해 답답할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런 느낌을 의도한 건 아닐까합니다.

거장의 초기작을 무려 50년 만에 스크린을 통해 보게 되었는데요. 이후 <비열한 거리><택시 드라이버><분노의 주먹>등으로 이어지는 그의 걸작 이전의 작품이라 어떨지 궁금했는데 이 세 작품에 비해 더 훌륭하다고 볼 순 없지만 역시나 자신만의 색깔을 초창기부터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라 역시 당대의 거장은 다르구나 라는 생각이 든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