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현목 감독이 연출한 <김약국의 딸들>은 박경리 작가의 동명 원작을 영화화 한 1963년에 제작된 작품입니다.
통영의 지역 유지인 김성수 집안은 일제강점기가 되면서 가세가 조금씩 기울어지기 시작합니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둘째 딸 용빈(엄앵란)은 통영으로 내려옵니다. 지역 구두쇠의 아들과 혼담이 오가지만 뜻대로 잘 이루어지지 않고 셋째 딸 용란(최지희)은 하인 한돌과 애정 행각을 벌이다가 아버지에게 들키고 한돌은 쫓겨 통영을 벗어나게 됩니다. 용란은 돈이 많은 집안의 아들인 연학(허장강)과 결혼을 하지만 아편 중독자인 연학은 용란에게 폭행을 가하기만 합니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한 집안의 여성들의 다양한 캐릭터와 동시에 점점 힘을 잃어가는 한 가장의 모습을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또한 딸들과 남편의 뒷바라지로 자신의 인생은 거의 없다시피 한 어머니의 캐릭터도 인상 깊은 작품입니다.
원작도 워낙 훌륭하고 게다가 한국영화사에 빼놓을 수 없는 감독인 유현목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라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인물 간의 대화에서 보여주는 유니크한 미장센과 앵글이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박경리 작가가 훌륭하게 만들어 놓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모습도 너무 좋았습니다. 특히나 셋째 딸을 연기하는 최지희 배우의 존재감과 연기는 압도적이었고요.
학창시절에 교과서에 실린 짧은 글로만 접했던 <김약국의 딸들>을 영화로 접하니 새삼 감회가 새로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거의 60년 전 작품임에도 좋은 원작과 훌륭한 연출이 더해지는 전혀 촌스럽지도 않고 굉장히 모던하다는 느낌마저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 
등록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