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감독이 연출한 <태일이>는 한국 노동 인권 운동에 빠져서는 안 될 이름은 전태일 열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대구에서 자란 태일은 미싱사 일을 부모님 밑에서 자라고 3명의 어린 동생들과 함께 즐겁게 지내다가 가세가 기울어져 식구들이 뿔뿔이 흩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상경한 태일은 어머니가 일하는 식당에서 해후를 하고 평화시장 미싱사로 일합니다. 그리고 얼마 후 태일의 가족은 서울에서 다시 모여 살게 됩니다. 친구의 소개로 미싱사를 그만두고 재단 보조 일을 하게 되는 태일은 어린 여공들이 최악의 환경에서 일하는 모습에 안타까워합니다.

재단사가 된 태일은 본격적으로 노동환경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노동법이라 존재를 아버지에 의해 알게 되면서 공부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평화시장 재단사 동료들을 모으고 뜻을 함께 합니다. 하지만 공장 사장과 믿었던 지인들의 배신으로 그는 제대로 된 뜻이 펼쳐지지 못하자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그 끔찍한 선택을 하게 됩니다.

1995년 작 박광수 감독, 홍경인 주연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을 통해 그의 존재를 먼저 알게 되었는데 명필름에서 이번엔 전태일 열사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습니다. 10년 전 <마당을 나온 암탉> 이후 거의 10년 만에 제작된 명필름의 애니메이션입니다.

60년대 후반부터 70년 전태일 열사가 생을 다하는 순간까지를 디테일한 작화와 함께 평화시장의 노동 환경까지 자세히 표현해내고 있습니다. 극영화에선 김영수라는 화자를 통해 그의 인간적인 삶보단 노동 운동에 좀 더 치중했다면 이번 애니메이션엔 좀 더 인간적인 모습이 두드러진 거 같습니다. 또한 극영화에서도 충격적이었던 분신 장면을 어떻게 표현했을까라는 적절한 분량으로 잘 표현된 거 같습니다. 너무 자극적으로 표현했을까 사실 걱정스러웠거든요. 그리고 명동 성모병원에서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와의 대사는 너무 감동적이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이소선 여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어머니> 2012년 개봉했었습니다)

여전히 쌍용차, 콜텍 등의 노동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나오듯이 노동 환경의 변화에 대한 운동이 존재합니다. 70년대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가진 자의 탐욕을 스스로 제어하기란 참 힘드네요. 그래도 이런 운동은 꼭 해야 하고 전태일 열사의 뜻은 세월이 많이 지나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s 에필로그로 평화시장에 있는 전태일 열사 동상을 보여주는 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한 번 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