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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감독이 연출한 <교토에서 온 편지>는 부산 영도를 배경으로 네 명의 모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집안의 둘째 혜영(한선화)는 서울에서 방송국 작가 일과 함께 소설가로서의 꿈을 갖고 살아갑니다. 그러던 와중 남친이 등단이 되자 왠지 모를 박탈감에 고향 영도로 연락도 없이 내려옵니다. 엄마 화자(차미경)는 혜영을 반기지만 언니 혜진(한채아)는 혜영에게 어떤 일을 있음을 직감합니다.
아무튼 며칠 후가 돌아가신 아버지 재사 날이라 내려왔다는 핑계를 대는 혜영은 오랜만에 엄마와 함께 좋은 시간을 보냄과 동시에 휴가가 아니라 아예 부산에서 자리를 잡아 일을 하려고 합니다. 반면 50년 전 재일동포로 한국으로 들어온 화자는 차별을 당한 역사를 마음 속 깊이 가짐과 동시에 고향인 교토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때 혜영은 우연히 집안에서 편지 꾸러미를 발견하고 엄마의 역사를 따라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마도 영도가 영화의 소재로 많이 쓰이는 이유는 유명한 다리가 있기도 하지만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공간의 느낌이 들기도 해서이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가 영도를 배경으로 한 것 또한 화자라는 캐릭터와 잘 부합되기 때문일지도 모르고요. 혼자 세 자매를 키운 화자는 이제야 자신의 과거를 되짚어 보기 시작합니다. 한국말을 하지 못하는 재일동포로서 그녀는 자신의 정체를 철저히 숨기고 살아야했죠. 아마 일본에서도 한국인이라고 차별을 당했을 것이고 돌아온 한국에선 재일동포라 차별을 당했을 겁니다.
화자의 세 딸은 그런 엄마에게 희생을 강요하진 않지만 혜진의 경우 엄마를 떠나지 못합니다. 혜영은 자신의 꿈을 위해 떠나고 막내 혜주도 언니 혜영을 동경하면서 서울행을 바라고 있고요. 결국 독립된 개체로 각자도생이 이루어지겠지만 세 딸은 자신들의 미래이자 엄마의 과거를 함께 해보려고 합니다.
한채아, 한선화 배우 모두 부산 출신이라 그런지 사투리 연기에 대한 어색함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한선화 배우의 경우, 부산 배경의 영화를 벌써 몇 작품 했더라고요. <교토에서 온 편지>는 영화적으로 큰 욕망이 있다기보다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녀에게도 그들만의 고유한 역사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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