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지난 2018년부터 조용히 확산했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최근 공개된 바이러스 초기분석(preliminary analyses) 결과 현재 유행 중인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를 지난 2018년에 수집한 바이러스와 비교했을 때 50개 가까운 변이가 쌓인 것으로 나타났다.
DNA 기반 바이러스인 원숭이두창은 유전물질을 복제하는 과정에서 자체 오류를 수정할 수 있어 변이가 느리다고 평가되는데, 이에 비해 원숭이두창은 4년 사이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를 비롯한 RNA 바이러스는 1년에 20~30개의 변이가 발생할 수 있지만, DNA 기반 바이러스의 경우 통상 1~2개의 변이만 나타난다.
미국 시애틀 프레드 허친슨 암연구센터 트레버 베드포드 박사는 "지금까지 입수한 유전적 정보에 따르면 지난 몇 년 동안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사람들 사이에서 더 퍼질 수 있도록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유전자 패턴을 보면 바이러스 확산 시작이 2018년쯤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NYT는 최근 미국 보건당국이 공개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유전자 분석에서도 두 가지 버전의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전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현재까지 한국을 포함해 42개국에서 약 3000여명이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달 9일 영국에서 첫 확진 사례가 보고된 지 한 달여 만에 가파른 확산 속도를 보이고 있다.
확진 사례는 영국 등 유럽이 84%로 가장 많았고 북미, 중동, 남미가 그 뒤를 이었다.
한국뿐 아니라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최근 첫 감염사례가 발생했다.
미국은 지난 19일 기준 23개 주에서 156건의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를 확인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2주 전과 비교하면 확진자 수가 3배가량 증가했다.
WHO는 이같은 원숭이두창 확산세에 이날 긴급회의를 소집해 국제적 공중보건비상사태(PHEIC) 선포 여부를 논의했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논의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나예은 기자 nye87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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