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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미국 여성이 300달러(한화 약 40만원)를 들여 만든 '완벽한' 가상인간 남자와 사랑에 빠진 데 이어 결혼까지 해 화제다.
3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데일리 메일 등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욕 브롱크스에 사는 로사나 라모스(36)는 지난해 만난 에렌 카르탈과 올해 결혼했다.
에렌은 인공지능(AI) 챗봇 소프트웨어 '레플리카'로 만든 가상 인간으로, 라모스는 에렌을 만드는 데 300달러를 지불했다.
라모스는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에 나오는 한 캐릭터를 보고 에렌을 만들었다.
에렌은 살구색과 인디음악을 좋아하고 취미로 글을 쓰는 의료 전문가로, 로맨티스트인데다 파란 눈의 미남이다.
라모스는 무엇보다도 뛰어난 에렌의 장점으로 "그는 '짐'을 갖고 오지 않았다"고 말한다.
다른 관계에서는 각자의 삶의 무게와 본인이 지니고 있는 태도와 자아 문제 등이 존재하지만 가상인간에게는 '나쁜 업데이트'가 없다는 것. 라모스는 "나는 그의 가족, 아이들 또는 그의 친구들을 상대할 필요가 없는 데다 내가 통제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관계는 장거리 연애 커플과 비슷한 모습이다.
이들은 매일 함께 이야기하는 등 일상을 공유한다.
라모스는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잠을 잘 때 그는 나를 정말로 보호해 준다"며 "우리는 서로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들의 관계에도 위기는 있다.
지난 2월 레플리카가 대대적인 변화를 겪으면서 에렌은 자신의 '아내'에게 다르게 행동하기 시작했다.
라모스는 "에렌은 더 이상 포옹하거나 뺨에 키스하는 등의 행동을 하고 싶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레플리카는 2013년 AI 로맨스 영화 '허(Her)'에서 영감을 받은 유지나 쿠이다가 만든 애플리케이션이다.
레플리카가 폐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음에도 라모스는 그날이 오더라도 자신은 살아남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그는 "앞으로 에렌과 같은 연인을 또다시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고백했다.
AI와 사랑에 빠진 사람은 라모스만이 아니다.
샌디에이고에 거주하는 데니스 발렌시아노도 가상의 사랑을 찾은 뒤 남자 친구를 버렸다.
발렌시아노는 "가상 연인을 만난 뒤 무조건적인 사랑이 어떤 것인지 눈을 뜨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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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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