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아파트 사업 진전 큰 성과
인구 받쳐줄 공공인프라 태부족
취임 2년차 교통 확충 선결과제
2023년 신월사거리역 신설 추진 박차
신정차량기지 이전 임기내 해결”
“양천구의 ‘대장주’ 목동아파트 재건축이 본궤도에 진입했습니다.
취임 1년간의 가장 큰 성과입니다.
”
지난달 24일 세계일보와 만난 이기재 서울 양천구청장은 1년간의 성적표를 묻자 재건축 얘기부터 시작했다.
목동 재건축은 올해 큰 산을 넘었다.
신시가지아파트 14개 단지 중 12개 단지가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여기에는 이 구청장의 땀방울이 배어 있다.
그는 정부에 안전진단 규제 완화를 끈질기게 건의했고, 규제가 풀리자 목동에 소급적용할 것을 요청했다.
 | 이기재 서울 양천구청장이 지난달 24일 “목동 재건축과 신정·신월동 저층주거지 재개발에 발맞춰 교통 대책 마련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양천구 제공 |
지난해 서울시가 통과시킨 지구단위계획에 따르면 목동 1~14단지에는 현재 2만6629가구의 두 배인 최대 5만3000가구가 들어선다.
최고 49층 건물이 올라가 양천의 풍경이 상전벽해할 전망이다.
문제는 늘어날 인구를 받쳐줄 공공인프라다.
이 구청장은 “목동 재건축이나 신정동·신월동 저층주거지 재개발이 시작됐는데 공공시설과 사회간접자본 확충이 미진하다”며 “가장 중요한 교통대책도 진척이 더디다.
2년 차에 제가 주력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이 구청장은 교통대책 없이 신도시부터 짓는 도시정책이 김포골드라인 사태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목동도 이대로라면 영등포나 강서로 빠지는 대중교통망 증설 없이 (도로) 한 차선만 늘어난다”며 “지구단위계획에 보면 영등포로 교량을 두 개 설치한다고 하는데, 교량이 들어서기 어려운 자리이고 영등포구가 협의해줘야 한다”고 우려했다.
목동 1∼3단지를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3종으로 어떻게 상향할지도 남은 과제다.
이 구청장은 “올해 4월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전달했다”며 “그 결과를 지켜보고 서울시와 주민을 중재하려 한다”고 부연했다.
이날 이 구청장은 거창한 사업계획을 물을 때마다 “그건 레토릭(미사여구)”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보통 정치인이 실현 가능성 없이 ‘장밋빛 약속’을 남발하는 것과 대비됐다.
현안을 세세하게 파악한 후 해결책을 제시하며 발로 뛰는 것이 그의 강점이다.
실사구시형 구청장인 셈이다.
이런 추진력으로 그는 목동 재건축은 물론 김포공항 소음피해 대책을 착착 진행 중이다.
피해 주민에 재산세를 깎아주고 청력검사, 심리 치료를 지원했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양천구의 고민은 교통인프라다.
경전철인 목동선은 예비타당성 조사 중간보고가 늦어지고 있다.
이 구청장은 “예타 결과 사업성이 낮게 분석돼 기획재정부가 서울시에 경제성을 높일 대안을 내라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부터 우이신설선, 신림선 적자를 들며 경전철의 수익성이 중요하다고 말해왔다.
이 구청장은 생각이 다르다.
그는 “교통은 복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모든 대중교통은 강남으로만 가고, 서울 외곽의 교통사각지대 주민은 영원히 변두리 교통 인생을 살라는 것이냐”고 따졌다.
이어 “교통에 과도한 재정투자가 부담된다면 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고, 이렇게 형성한 재원을 교통 사각지대에 투입해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이 구청장이 내놓은 교통해법 중 하나는 신월사거리역 신설이다.
2호선 지선인 까치산역에서 1개 역(노선 길이 2.4㎞)을 연장해 신월동 교통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이 사업과 신정차량기지 이전을 올해 집중해서 추진하려 한다.
모두가 꺼리는 차량기지를 옮기기는 쉽지 않다.
이 구청장은 현재 기지를 받을 만한 지자체들과 협의 중이다.
그는 “기지 이전이 가장 좋은 대안이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지자체들과 협의가 끝내 실패한다면 차선으로 기지를 복개하는 안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차량기지 이전 문제는 내가 전문가”라며 “임기 내에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학부와 대학원에서 토목공학, 도시공학을 전공하고 철도 설계·시공 실무를 한 이 구청장은 “저 같은 엔지니어 출신이 향후 양천구청장이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정치·행정·기술적 측면을 종합·검토할 능력이 있기에 (기지 이전 문제는) 누가 와도 설득할 자신이 있다”며 “신중하게 판단해 주민 입장에서 최선의 안을 찾겠다”고 다짐했다.
이규희·송은아 기자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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