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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러시아에 각종 군수물자를 간접 지원하고 있는 중국을 제재하기 위해 중국계 은행의 달러화 접근을 막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달러화가 세계 기축통화인 만큼 가장 강력한 금융 제재안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중·러 간 긴밀한 무역 관계에 금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주요 외신은 분석했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중국 내 일부 은행을 세계 금융 시스템에서 제외하는 제재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서방 금융 제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중국계 은행이 러시아의 상업 수출을 위해 결제를 처리해주고 러시아 법인 업체에 신용을 제공하는 등 핵심 중개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WSJ에 따르면 중국계 은행에 대한 제재 초안은 달러화에 대한 중국계 은행의 접근을 막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계 은행에 대한 제재가 현실화될 경우, 중국에 치명적인 타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WSJ는 전망했다.
특히 중국은 직면한 부동산 침체 위기로 인해 여전히 경제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태다.
다만 중국계 은행에 대한 달러화 접근 차단 방안은 중국이 러시아의 군수품 생산에 대한 지원을 지속할 경우 고려되는 최후의 보루가 될 전망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3일부터 시작되는 방중에서 규제 초안을 압박 카드로 삼을 예정이라고 WSJ는 밝혔다.
미국은 중국이 지난해부터 러시아에 드론, 탄도미사일 제조에 필요한 부품 등 군수물자를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22년 러시아에 대한 서방 제재 이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소모전에서 미사일 등 군수물자 및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
하지만 지난 2월 러시아가 맹렬한 포탄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동부의 아우디이우카를 함락했다는 사실을 통해 중국이 군수 물자를 간접 지원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키워왔다.
중국의 간접 지원이 계속될 경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패배할 거란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 서둘러 러시아를 간접적으로 돕고 있는 중국 당국을 압박하고 나선 이유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 14일 CNN방송에서 “러시아에 군수물자를 공급하는 거래를 촉진하는 은행을 포함해 러시아를 위해 각종 물자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미국의 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8일 이탈리아 카프리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에서 이와 관련해 서방 동맹국에 경각심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미국은 유럽이 대중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유럽은 미국의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교역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막상 행동으로 옮기기엔 머뭇거리고 있다.
특히 독일의 최대 무역 상대국은 8년 연속 중국으로 나타났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마리아 스네고바야 선임 연구원은 “달러화와 유로화가 동시에 힘을 발휘해야 중국에 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의 관련 제재 조치를 두고 반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의 합법적인 권익을 확고히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간접 지원은 중국으로서도 전략적 투자라는 점에서 당장엔 미국의 제재 경고가 먹혀들지 않을 거라는 평가도 나온다.
중·러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은 “두 국가는 우크라이나 침공 전 이뤄진 서방 제재로부터 자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 교역을 늘리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데 수년을 보냈다”고 전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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