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이 유럽의 저출산 상황에 대한 정부의 해결책을 촉구했다.
안사(ANSA) 등은 10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콘퍼런스에 참석, “유럽은 점점 더 늙고 지치고 체념한 대륙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강아지와 고양이는 부족하지 않고, 다만 아이들이 부족할 뿐”이라고 한탄하며 “아이들로 채워져야 할 집이 물건으로 가득 차 매우 슬픈 장소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효과적인 정책과 과감하고 구체적인 장기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젊은 부부에게 안정적인 일자리와 주택 구입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어머니가 일과 육아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가 없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청년들에게는 "미래가 불안하고 저출산이나 전쟁, 전염병, 기후 변화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면서 “그러나 포기하지 말고 믿음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지난 10년간 유럽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자녀 수)은 1.5명 내외에 그치고 있다.
2022년 합계출산율 0.77명을 기록한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일부 국가보다는 높지만, 인구 수준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2.1명을 훨씬 밑도는 수치다.
특히 이탈리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에 이어 출산율이 두 번째로 낮은 국가다.
지난해 출생아 수가 37만9000명으로 1861년 이탈리아 통일 이후 역대 최저로 급감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저출산 문제를 국가의 존속을 위협하는 국가적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한 인구학 학자가 내게 한 말이 있는데, 현재 가장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투자는 무기 공장과 피임약 산업”이라며 “하나는 생명을 파괴하고 다른 하나는 생명을 방지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탈리아 가톨릭 보수 단체 ‘프로라이프 앤드 패밀리’는 피임약 사용을 둘러싼 막대한 경제적?상업적 이해관계를 비난하며 교황의 발언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 
등록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