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소속 4급 서기관들을 전국 광역시·도에 일방적으로 전출하고, 각 지자체 소속의 5급 사무관을 기재부로 전입하는 것을 두고 전남도청공무원노조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전남도청공무원노조(위원장 이용민)는 14일 성명을 통해 “‘예산협의권’을 무기로 기재부 4급 서기관을 지자체로 내보내고, 지자체 5급 인사를 받겠다는 식은 ‘인사 갑질’이다”고 비판했다.

재정이 취약한 지자체의 약점을 노린 기재부의 인사 갑질로, 겉으로는 동등한 인사 교류인 것처럼 포장했지만 기재부의 인사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시·도에 4급 전입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노조는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것은 기재부가 아예 파견 형식을 폐지하고, 지자체에서 정원을 잡아 그대로 머물게 할 예정이라는 것”이라며 “이것이 그대로 실행되면 지자체는 4급 정원을 한 자리 잃게 되는 셈으로 지자체는 인사 혼란과 승진적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고 강조했다.

기재부가 지자체에 대해 이처럼 막무가내의 행태를 보이는 것은 ‘정부예산 협의권’이라는 막강한 무기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이들은 “정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야만 하는 지자체로서는 기재부의 막강한 입김을 무시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라며 “이미 일부 지자체는 인사에 대해 협조하지 않는다고 기재부로부터 강한 압박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더불어 “현 상황에 이토록 분노하는 것은 단순히 힘을 앞세운 정부와 재정이 취약한 지자체 간의 일방적인 인사교류 형식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그간 기재부가 우리 공무원의 보수와 수당, 예산이 수반되는 각종 복지에 있어 마치 ‘악독한 사용자’의 모습 그 자체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기재부가 그동안 공무원보수위에서 제안한 보수인상률을 거들떠보지도 않으면서 깎아내리기에만 급급했고, 수당은 수십 년 전 그대로 있어도 과분하게 여기는 행태를 보인 것도 지적했다.

노조는 “한마디로 공무원 노동자의 보수는 마음대로 깎고 손질하다가 정작 자신들의 승진적체가 문제가 되자 각 지자체에 등 떠밀듯이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기재부의 이런 파렴치한 행태가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며 “집행부에서 이러한 갑질에 굴복해 기재부의 요구를 수용한다면 끝까지 해당 집행부 간부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정이 취약한 지방자치단체들에 대한 기재부의 도를 넘어서는 인사 갑질은 지방자치제의 근본을 무시하는 행태다”면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를 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