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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당 내에서 전통적으로 박수가 금지된 영국 의회에서 기립박수가 나왔다.
치명적인 질환을 이겨내고 돌아온 의원의 의정 활동 재개를 축하하기 위해서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보수당 하원 의원인 크레이그 맥킨레이가 의원은 지난 22일 약 8개월 만에 의회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맥킨레이 의원은 지난해 9월 말 갑자기 패혈증 진단을 받았다.
패혈증은 인체에 침입한 세균에 혈액이 감염되면서 면역체계의 과잉 반응에 의해 염증이 폭발하는 전신성 염증 반응으로, 복합 장기부전과 사망으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당시 의료진은 맥킨레이 의원이 생존할 확률이 5%에 불과하다고 예측했다.
그는 16일 동안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겨우 깨어났으나 양쪽 팔과 다리에 괴사가 진행돼 사지 절단 수술을 받아야 했다.
이날 의족과 의수를 착용한 맥킨레이 의원이 의사당에 들어오자 여야를 막론하고 모든 의원이 일어나 박수를 쳤다.
린지 호일 하원 의장은 "아시다시피 우리는 박수를 허용하지 않지만, 이번 경우는 예외”라면서 “당신이 우리 곁으로 돌아와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영국 의회에서는 품위와 질서 유지 차원에서 박수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 전통이며, 찬반 의견은 말로 표현한다.
셔츠와 운동화 차림으로 의회에 출석한 맥킨레이 응원은 “의족과 의수 때문에 구두와 재킷을 착용할 수 없었다”면서 자신 때문에 의회의 여러 규칙이 깨진 것을 사과했다.
그리고 “오늘은 내게 아주 감동적인 날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병문안을 와 준 호일 의장, 같은 당의 리시 수낵 총리에게 별도로 감사를 표했다.
맥킨레이 의원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패혈증의 초기 징후를 발견할 수 있게 정부가 힘써야 한다”면서 수낵 총리에게 패혈증 환자들을 위한 정부의 지원책 강화를 촉구했다.
보건 장관에게는 신체 절단 환자들에게 적절한 보철물 제공을 보장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한편 맥킨레이 의원은 24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앞으로도 많은 수술을 받아야 하고 매주 물리치료도 받고 있어 빡빡한 선거 운동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차기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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